[카메라뉴스] 일본 지바현에 잠든 제주 해녀들

입력 2017-12-19 18:22  

[카메라뉴스] 일본 지바현에 잠든 제주 해녀들
1920년대 건너가 일본 여성들에 '물질' 기술 전수

(도쿄=연합뉴스) 일본 도쿄에서 약 70㎞ 떨어진 지바현 가모가와시에 있는 사찰 장흥사. 19일 이곳을 찾은 연합뉴스 기자의 눈에 양지바른 언덕에 세워진 비석들이 들어왔다.

묘비명은 '탐라고가지묘'(耽羅高家之墓), '광산김가지묘'(光山金家之墓), '밀양박가'(密陽朴家) 등으로 다양했다. 묘비에 '家'를 쓴 것은 가족묘라는 뜻이라고 했다.
이들은 모두 1920년대 지금의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가 고향인 박기만(1971년 사망)씨를 따라 건너온 해녀들이다. 당시 12명의 해녀가 제주와 기후가 비슷한 이곳에서 새 삶을 개척하기 위해 이주했다. 해녀들은 이 지역의 일본 여성들에게 '물질' 기술을 전수하고, 남다른 교육열로 자식들을 키워 대학까지 보내기도 했다.
고단한 삶을 살던 해녀들이 세상을 떠날 때마다 장흥사에서 묘비가 세워졌고, 현재 남아 있는 1세대 제주 해녀는 한 명뿐이다. 안타깝게도 그는 치매로 병원에 입원했다. 장흥사에 있는 해녀 가족의 묘비는 20기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흥사 해녀묘지에 얽힌 이야기는 단편영화로도 제작됐다. 지바현에 있는 죠사이국제대학교와 부산에 있는 동서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45분짜리 '곡지할머니'라는 영화다.
지바현에 사는 역사연구가인 김상헌(55) 씨는 "재일동포들이 곡지할머니라는 영화를 보고 의외로 감동하는 모습을 보고 제주에서도 상영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일본으로 건너왔던 해녀들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 김호천 기자)
kh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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