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소비자협회 "'천연' 홍보한 제품서 글리포세이트 나와…소비자 기만"
업체 CEO "찻잎 우려내면 검출량 '0'…정부 허용치 한참 못미쳐"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 내 2위 차 브랜드인 '비글로'(Bigelow)의 녹차 샘플에서 암 유발 논란이 있는 제초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전자 조작 농산물 생산 중단과 공정 무역을 표방하는 단체인 유기농소비자협회(OCA)는 비글로가 '천연'(natural)이라고 광고한 녹차 제품에서 제초제인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됐다며 미 워싱턴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OAC는 월마트에서 구매한 '비글로 클래식 녹차' 제품을 갖고 실험한 결과, 글리포세이트 함량이 0.38ppm으로 집계됐다며 건강에 좋고 자연 친화적인 상품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한 소비자들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OAC는 소장에서 비글로가 제품의 성분과 질, 유형을 속여 더 많은 양을,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경쟁업체 대비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며 허위 광고와 제품 판매에 대한 중단 명령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비글로 사의 최고경영자(CEO)인 신디 비글로는 찻잎을 우렸을 때의 검출량은 "완전히 제로"에 가깝다며 이 단체의 주장에 대해 "비논리적이며 경솔하다"고 일축했다.
말린 잎 종류에 대한 정부의 글리포세이트 허용치는 검출량을 훨씬 웃도는 1ppm이며 이조차도 다른 식품에 비하면 굉장히 엄격한 기준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비글로 CEO는 "당근은 5ppm, 보리는 30ppm, 일부 곡류는 100ppm까지 허용된다"고 강조했다.
또 소비자들의 요청에 따라 업체 측도 자체 실험을 한 결과 정부 허용치는 물론 OCA가 주장한 검출량보다 "훨씬 적은" 양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차 제품은 '말린 찻잎'과 '물을 넣고 우린 차'를 구분 지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비글로 CEO는 다양한 재료에 대해 실험을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려 한다며 연합회 차원에서 자체 기준을 수립하려 한다고 전했다.
글리포세이트는 미국의 농약 회사인 몬샌토가 1974년 개발한 제초제 '라운드'에 들어가는 주요 성분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농약 중 하나이나 최근 일부 전문가들이 암 유발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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