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세요] 사격 빗나가면 '공포의 뺑뺑이' 바이애슬론

입력 2017-12-25 07:08  

[알고 보세요] 사격 빗나가면 '공포의 뺑뺑이' 바이애슬론
스프린트·추적은 사격 빗나갈 때마다 150m 벌칙
사격선수 영입해 스키 가르쳤지만, 결과는 '실패'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바이애슬론을 관전하는 '명당'을 찾는다면 사격장을 추천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종목인 바이애슬론은 사격장에서 가장 순위가 자주 바뀐다.
표적을 명중하지 못하면 별도의 150m 코스를 주행하는 '벌칙'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사격장에 도착한 선수도 메달을 장담할 수 없고, 30위권 선수도 사격만 잘하면 얼마든지 메달권 진입이 가능하다.
바이애슬론 선수들은 벌칙 주행을 두고 '공포의 뺑뺑이'라고 부른다.
바이애슬론 개인전은 ▲개인(남자 20㎞·여자 15㎞)▲스프린트(남자 10㎞·여자 7.5㎞)▲추적(남자 12.5㎞·여자 10㎞)까지 3개 세부 종목이 열린다.
세부 종목별로 사격 순서는 조금씩 다르다. 개인 종목은 5발씩 4번(복사, 입사, 복사, 입사), 추적도 5발씩 4번(복사, 복사, 입사, 입사), 스프린트는 5발씩 2번(복사, 입사) 쏜다.
스키 주행 코스가 가장 긴 개인 종목은 벌칙 주행 대신 1발이 빗나갈 때마다 기록에 1분을 추가한다.
스프린트와 추적은 빗나갈 때마다 사격장 근처에 자리한 벌칙 주로 150m를 돌아야 한다.
그래서 대회에서 희로애락이 엇갈리는 장소가 바로 사격장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바이애슬론 해설을 맡은 성봉주(54)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는 "사격 한 발은 상위권 선수의 순위를 가르는 변수가 된다. (벌칙 주로 150m를 한 바퀴 돌면) 대략 24초에서 27초가 걸린다. 대부분의 최상위권 선수는 1분 이내에 기록이 모두 몰려 있다"고 바이애슬론에서 사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간혹 월등한 스키 능력으로 사격에서의 구멍을 채우는 선수도 있다.
2011-2012시즌부터 6년 연속 바이애슬론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최강자 마르셀 푸르카드(29·프랑스)가 좋은 예다.
성 박사는 "푸르카드는 굳이 따지자면 사격이 약점이다. 이번 시즌 우승이 적은 것도 사격이 흔들려서다. 하지만 워낙 스키 주행 능력이 좋다 보니, 사격 1발 놓친 것 정도는 그대로 따라잡아 버린다"고 소개했다.
바이애슬론은 스키 능력이 우선이다.
사격은 승부를 가를 중요한 변수지만, 초인적인 심폐지구력이 필요한 스키가 기본이다.
한때 바이애슬론 계에서는 사격 선수를 영입해 육성하는 실험을 시도했다.
실제로 스키의 올림픽 종목 가운데 하나인 에어리얼은 체조와 유사한 점이 많아 체조선수가 전향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국 에어리얼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조성동 감독은 체조 지도자 출신이다.


그러나 바이애슬론은 달랐다. 성 박사는 "사격에 재능이 있는 선수를 뽑아서 가르쳤지만, 도저히 스키가 따라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사격 선수의 격발이 정적인 상태에서 이뤄진다면, 바이애슬론 선수는 심장이 터질 듯한 상황에서 숨을 가라앉히고 쏴야 한다.
성 박사는 "분당 심박 수 170을 넘는 상황에서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쏘는 게 전문적으로 훈련한 선수가 아니고서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국내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자주 발목이 잡히는 곳도 사격이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개인전 동메달을 딴 김용규(24·무주군청)는 "스키 실력만 놓고 본다면 아시아에서 겨뤄볼 만하다. 하지만 사격에서 실수가 잦다"면서 "외국 선수는 개인적으로 소총을 보유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대회가 끝나면 알펜시아에 있는 총기고에 보관해야 한다. 아무래도 소총과 익숙해질 기회가 적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성 박사는 "바이애슬론의 사격은 경험이 중요하다. 국내 선수는 학생 때까지 공기총을 쓰다가 성인이 돼야 화약총을 접할 수 있다. 이번에 귀화한 선수들은 사격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다. 이 선수들에게 비결을 배운다면 빠르게 수준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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