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펄린이 치과장비로…개도국 도울 서울대생들의 아이디어

입력 2017-12-26 06:15  

트램펄린이 치과장비로…개도국 도울 서울대생들의 아이디어
공대 '제조고려설계' 수강생들 개발…아이들 뛰놀면 치과용 압축공기 생산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치과의료가 발달하지 않은 개발도상국을 돕고자 서울대생들이 만든 장비가 해외 봉사활동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된다.
26일 서울대에 따르면 지난 2학기 공과대학 '제조고려설계'수업에서 기계항공공학부 김재인(27)씨를 팀장으로 한 학생들이 치과 치료에 필수적인 압축공기를 생산하는 트램펄린을 개발했다.
이 트램펄린은 내년 1월 서울대 글로벌사회공헌단의 탄자니아 치과 치료 봉사활동에서 직접 사용될 예정이다.
제조고려설계는 개발도상국과 소외계층에게 적은 비용으로 필요한 혜택을 제공할 제품을 개발하는 사회공헌형 교과목이다.
팀원들은 탄자니아 아동들의 어려운 환경에 주목했다. 지하수에 식용 가능 농도를 초과하는 불소가 함유돼 치아 건강이 좋지 않은 데다 치과 의료 수준도 열악하다는 점에서 이들에게 도움을 줄 장비를 개발하자는 데 의견이 맞춰졌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공유한 팀원들은 아이들이 뛰어놀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의 트램펄린을 개발하게 됐다.
아이들이 트램펄린에서 뛰며 만든 압축공기를 탱크에 저장하고, 학생들이 개발한 제어 시스템을 이용해 공기압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흔히 치과 치료에 사용하는 의료 기기에는 1∼2bar의 압축공기가 필요한데, 밸브를 조절해 적정 수준의 압축공기를 사용할 수 있다. 개발 과정에서 치과대학 교수 조언도 구했다.
트램펄린은 치과용 기기 구동에 필수적인 압축공기를 자체 생산할 수 있어 탄자니아처럼 의료용 압축공기 조달이 어려운 곳에서도 치과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고 팀장 김씨는 설명했다.
김씨는 "탄자니아 국민에게 치과 치료가 시급하고, 그곳에 아이들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치과 치료도 도우면서 아이들을 재미있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하다 트램펄린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내달 서울대 치과대학 교수들과 함께 탄자니아 봉사활동에 참여해 직접 개발한 제품의 '활약'을 지켜볼 예정이다.
해당 수업에서는 이밖에 펌프를 이용한 압축공기 생산기, 자전거를 이용한 백신 쿨링 보관함, 불소 제거 필터 등 각양각색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전기·교통 등 기본 인프라 부족으로 백신 공급과 유통이 어려운 탄자니아에서 자전거의 자가발전을 통해 백신을 냉장 보관하는 장비도 학생들이 개발했다.

사회공헌단 관계자는 "학생들이 한 학기 내내 해외 봉사활동에서 쓰일 제품들을 고민하고 직접 설계해 만들었다"며 "학점을 취득하면서 다른 사람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만족해하고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p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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