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사이 109명 사망…3년 내전 국가시스템 마비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유엔은 지난 26일 단 하루 예멘의 시장과 농장을 대상으로 한 두 차례 폭격으로 최소 68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에는 어린이 8명이 포함돼 있다.
이는 2015년 예멘 내전 발발 이후 가장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게 됐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를 포함해 최근 2주간 최소 109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폭격은 오전 8시 예멘 남부 타이즈 아타지아의 한 번잡한 시장을 목표로 했다.
이곳에서만 최소 54명이 숨졌고 35명 이상이 부상했다.
시장은 예멘 정부를 축출한 시아파 후티 반군 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하지만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권 동맹군 사이의 충돌이 빈번히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가깝다.
또 다른 폭격은 예멘 서쪽 알 후다이다 지역의 한 농장을 목표로 했다.
이곳에서는 일가족 14명이 숨졌다.
사우디는 이란이 알 후다이다를 통해 무기를 몰래 들여와 후티 반군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의심했다.
유엔과 국제 구호단체들은 동맹군의 잇단 폭격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제이미 맥골드릭 예멘 주재 유엔 인도지원조정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두 차례 폭격은 예멘에서 사람의 목숨이 깡그리 무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사우디 주도 동맹군을 포함한 모두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이는 매우 불행한 일로 후티 반군과 동맹군 양측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군사 행동을 포기하고 정치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우디는 폭격 행사를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미국은 사우디가 예멘에서 진행하고 있는 군사 행동을 지지하고 있다.

이달 초 예멘의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이 사망한 이후 내전이 격화하면서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
예멘 관리들은 동맹군이 폭격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3년 이상 지속하고 있는 내전으로 그렇지 않아도 아랍권 최빈국 상태에 있는 예멘이 세계에서 가장 인도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로 변모했다.
2014년 9월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장악하고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아 온 정부를 축출하면서 내전이 시작됐다.
동맹군이 2015년 3월부터 기존 정부를 다시 세우려고 대대적인 공습에 나서면서 양측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멘의 정치 상황은 교착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예멘 내전으로 지금까지 1만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소 300만 명이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동맹군의 폭격과 후티 반군의 반격으로 예멘의 사회간접자본(SOC)과 보건 시스템이 망가진 상태다.
예멘은 심각한 전력, 식료품,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4월 이후에는 콜레라가 창궐해 최소 2천200명이 숨졌으며 100만 명 정도가 감염된 상태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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