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직원통근버스 "임대 업장 알바는 못 타"

강원랜드 직원통근버스 "임대 업장 알바는 못 타"




(정선=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적발될까 불안하고, 눈치 보여도 강원랜드 직원통근버스 외에는 사실상 다른 교통수단이 없어요."
지난해 12월 30일 A(19) 군은 강원랜드 스키장으로 출근하려고 태백시에서 강원랜드 직원통근버스에 올랐지만, 강원랜드 사원증이 없어 다시 내려야만 했다.
그는 강원랜드 스키장 임대 업장 아르바이트이기 때문에 직원통근버스를 이용할 수 없다.
그도 이 사실을 알지만, 태백에서 근무지인 정선군 고한읍 강원랜드 스키장까지 가려면 직원통근버스가 사실상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그래서 매일 가슴이 두근대고, 얼굴이 붉어지면서도 직원통근버스를 기다린다.
태백에서 고한읍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있지만, 운행횟수가 적어 출·퇴근 시간을 맞출 수 없다.
고한터미널에 내려도 강원랜드 스키장까지 거리가 멀어 택시를 타야 한다.
80만∼100만원 정도인 아르바이트 월급으로는 택시요금을 감당할 수도 없다.
A 군은 "강원랜드 직원통근버스가 수시 운행하고, 만원 운행도 흔치 않은데 임대 업장 아르바이트도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다"라며 "강원랜드 직접 고용 아르바이트인 친구가 직원통근버스를 떳떳하게 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부럽다"라고 말했다.
현재 강원랜드 스키장 임대 업장 아르바이트 직원은 약 100명이다.
이중 절반이 A 군처럼 태백에서 출·퇴근한다.
강원랜드는 성수기인 요즘 태백, 정선, 영월 등 6개 노선에 출근 97회, 퇴근 90회 직원통근버스를 운행 중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직원통근버스에서 가끔 사원증 검사를 하는 것은 카지노 이용객 탑승을 막고자 하는 조치이다"라며 "전세버스업체와 계약 변경, 사고 발생 시 보험 처리 등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임대 업장 아르바이트도 직원통근버스 이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계약 시점에 임대 업장 아르바이트 이용 등을 명기하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태백시민연대 장연철 부위원장은 3일 "강원랜드가 스키장을 개장한 지 10년이 됐는데 폐광지 학생인 임대 업장 아르바이트 심정을 헤아리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허탈함을 지울 수 없다"라고 말했다.
b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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