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 이후 최악의 환경재앙 가능성 있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동부 해상에서 화물선과 충돌한 뒤 불이 난 유조선 '상치(SANCHI)'호의 뱃머리에서 10일 오후 폭발이 있었다고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교통운수부는 10일 오후 1시 35분께 상치호의 뱃머리에서 폭발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교통운수부는 폭발로 인한 선박의 손상 정도나 기름 유출 등 구체적인 상황에 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이번 폭발로 인해 수색대와 구조대는 상치호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한 거리까지 물러났으며, 중국 순찰선 '하이쉰 01'호가 불길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란 최대 업체인 이란국영유조선이 운영하는 상치호는 지난 6일 오후 8시께 13만6천t의 응축유를 싣고 이란에서 한국으로 향하다, 홍콩 선적 화물선인 '창펑수이징(CF CRYSTAL)'호와 충돌한 뒤 불길에 휩싸였다.
이 유조선에서 유출된 기름의 양이나 환경재해 가능성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으나, 이번 폭발로 기름이 유출되면 지난 1991년 26만t의 기름이 앙골라 해변에 유출된 사태 이후 최악의 환경재해 가능성이 있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응축유가 바닷물과 접촉하면 빠른 속도로 증발하면서 휘발성 가스로 변해 대규모 폭발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름이 타면서 생기는 유독성 가스도 환경에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사고 해역은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시 인근으로, 여기에는 중국의 가장 중요한 어장이 자리 잡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편 중국 긴급 구조대는 유조선 선상에서 8일 오후 시신 1구를 발견했으나 나머지 실종 선원 31명은 찾지 못했다.
중국은 인명 구조와 해상오염 방지를 위해 구조선 4척과 청소선 3척을 현장에 급파했다. 한국 해경도 선박 1척과 헬기 1대를 보내 현장 지원에 나섰고,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국 해군 군용기도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유조선에는 이란 국적 선원 30명과 방글라데시 국적 선원 2명이 타고 있었다.
모하마드 라스타드 이란 해운항만기구 대표는 이란 ISNA통신에 "시신은 신원 확인을 위해 상하이(上海)로 이송했다"면서 "나머지 31명의 선원은 아직 생사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한편 사고 화물선에 타고 있던 승무원 21명은 구출돼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에 옮겨졌다.
이 화물선은 미국에서 곡물 6만4천t을 싣고 중국 광둥(廣東)성으로 이동 중이었으며 선원은 모두 중국 국적이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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