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국채 매입중단 검토설에 美 국채 금리 한때 출렁
미국 나프타 탈퇴설에 멕시코페소·캐나다달러도 '흔들'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김보경 기자 = 중국이 미국 국채 매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데 대해 중국 당국이 잘못된 정보를 인용했거나 가짜 소식일 가능성이 있다며 부인하고 나섰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우리가 초보적인 상황에서 판단하기로는 아마 잘못된 정보를 인용했거나 가짜 소식을 수 있다"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중국의 외환 보유는 줄곧 다원화와 분산화 원칙에 따라 투자하고 관리해왔다"면서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는 시장 행위이고 시장 상황과 투자 수요에 대해 전문적인 관리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외화 관련 투자 활동은 국제 금융시장 안정과 중국 외환 보유의 가치 보존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 외환관리국도 이날 중국 외교부와 똑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중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베이징 차원에서 미 국채의 매입 속도를 늦추거나 매입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중국의 행보는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압박에 대한 맞불 조치로도 해석되며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하지만 브뤼셀을 방문 중인 미 재무부의 데이비드 말파스 대외경제 차관은 "미국은 가장 탄탄한 국채 시장을 갖추고 있고, 경제에도 확신이 있다"며 이러한 의혹을 부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매입을 중단하겠다는 보도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가 반짝 급등했다가 10년물 입찰 성공으로 다시 안정세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장 초반 중국이 미국 국채 투자를 줄이거나 중단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10개월래 최고치인 2.597%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미 재무부가 20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입찰에 성공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급반전됐고, 전장 대비 0.4bp(1bp=0.01%p) 떨어진 2.549%에 장을 마쳤다.
애초 시장은 미 국채의 최대 보유국인 중국의 매입 중단설이 국채가격을 떨어뜨리고 금리를 끌어올리는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날 10년물 입찰에 수요가 몰리면서 진정세를 보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에서 탈퇴할 것이라는 보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멕시코 페소와 캐나다달러도 백악관과 캐나다 정부의 부인에 이전 흐름을 회복했다.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화 환율은 장중 전날 종가보다 0.9% 오른 달러당 19.41페소를 찍었다.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백악관과 캐나다 관리가 보도를 부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환율은 다시 19.30페소로 안정을 찾았다.
캐나다달러 환율도 달러당 1.2574캐나다달러까지 0.9% 올랐다가 곧 1.2541캐나다달러로 떨어졌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캐나다 정부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프타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미국은 이달 말 6번째 협상 개최에 즈음해 이러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20년간 유지된 나프타에 대한 대통령은 입장은 아직 변화가 없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가 1994년 맺은 이 협정을 더욱 공정한 방향으로 크게 바꾸는 합의를 하지 않는 한 탈퇴하겠다고 말해왔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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