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도 가상화폐 영향권…'흙길' '꽃길' 전망 교차

입력 2018-01-16 07:00  

게임업계도 가상화폐 영향권…'흙길' '꽃길' 전망 교차
게관위 "사행성 게임에 악용 소지"…규제 강화 우려 커져
'블록체인' 활용 공용 머니 개발 등 '혁신 촉진' 기대도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에서 가상화폐로 인한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가상화폐가 사행성 게임의 불법 환전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만큼 이런 편법·불법 사례로 인해 자칫 업계 이미지만 나빠지고 규제도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가상화폐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이 아이템·게임머니 유통의 개선에 쓰일 수 있어, 장기적으론 혁신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사행성 게임 규제를 맡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관위)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카지노 게임 등의 '환전용 칩'으로 쓰일 공산이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가상화폐가 현금으로 쉽게 교환할 수 있고 투자 열기 탓에 비트코인 등을 원하는 사람이 느는 만큼, 승자에게 가상화폐를 쥐여주는 사행성 게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게관위의 판단이다.

실제 작년 11월 게관위는 경찰과 함께 경남 창원시에서 가상화폐 ATM(출금기기)에서 쓸 수 있는 '입금 코드'를 상품으로 뿌리는 게임방을 적발하기도 했다.
게관위 관계자는 "지금껏 국내에서 가상화폐를 지급하는 게임이 등급 심의를 거쳐 정식 출시된 적은 없지만, 다양한 편법·불법 사례가 나타날 여지가 커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게관위가 강경한 입장을 보임에 따라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가상화폐를 서비스에 활용한 게임은 출시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등급 심의권을 가진 게관위가 가상화폐의 변동성, 환전성, 사행성 우려 등을 문제 삼아 게임에 '유통 불가' 판정을 내릴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게관위 관계자는 "가상화폐가 아직 정부가 규정한 정식 지급수단이 아닌 만큼 관련 사례에 엄밀한 심의가 필요하다"며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반면 가상화폐가 게임 혁신을 촉진하는 순기능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적잖다.
아이템과 게임머니라는 사이버 재화를 유통하는 게임 사업의 특성이 가상화폐 업종과 유사한 점이 많아 기술 적용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예컨대 타인끼리 안정적으로 전자화폐를 주고받게 해주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여러 게임에서 쓰는 범용 '게임 머니'를 만들 수 있다.
범용 머니는 지금껏 많이 논의됐지만 개발·관리 비용이 만만찮아 큰 진전이 없었는데, 블록체인 기술이 돌파구 구실을 할 수 있다는 기대다.
이런 머니가 나오면 소비자는 여러 게임을 오가며 적립된 화폐를 쓸 수 있어 편하고, 업체는 다양한 작품의 고객을 묶어 포인트 적립 등 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
게임을 그만두면 사라지는 예전 아이템의 단점을 극복하고 '영속적' 아이템을 개발하자는 제안도 있다.
P2P(사용자간 교신) 암호로 위·변조가 안 되는 견고한 화폐를 구현하는 블록체인의 특성을 활용해 게임과 별개로 존속하는 아이템을 내놓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이템을 잠시 즐기는 콘텐츠가 아닌 영속 자산으로 보관할 수 있어, 아이템을 수집·매매하는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가상화폐의 가능성을 보고 업종 진출을 한 사례는 이미 꽤 있다.
중견 게임사 엠게임은 지난달 가상화폐 채굴 사업을 시작했고 올해에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도 시도할 예정이다.
또 한빛소프트는 10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의 지분 25%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대형 게임사 중에서는 넥슨이 작년 9월 유명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해 업계의 화제가 됐다.
넥슨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이를 게임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하는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요 게임사 중 블록체인에 관해 비공식 TF라도 운영하는 곳이 많다"며 "현재 가상화폐의 이미지가 그리 좋지 않아 조용히 기회를 탐색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앞으로 흥미로운 적용 사례가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t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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