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모함 격침용 탄도미사일 개발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중국이 러시아의 로켓 엔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와 우주항공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나서자 미국이 불안해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중국 위성발사업체인 장성공업(長城工業)그룹이 러시아 로켓 제조사인 에네르고마쉬와 로켓 엔진 기술 입수를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에네르고마쉬의 RD-180 엔진은 성능이 뛰어나 미국이 자체 군사위성이나 정보위성 발사용 로켓에 장착해온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당시 러시아에 대해 금수조치를 단행하면서도 RD-180 엔진은 예외로 했다.
하지만 미국 정치인들은 경쟁업체인 스페이스X 등의 압력과 전략적 기술을 러시아에 의존하느냐는 비판을 등에 업고 RD-180 엔진 구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에네르고마쉬 입장에서도 RD-180 엔진을 판매하기 위해 중국을 대체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협상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협상 상대인 중국의 장성공업그룹의 모기업인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이 중국 최고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업체라는 점이다.

중국이 상업용 로켓 엔진인 RD-180을 군사용으로 전용해 항공모함 격침용 장거리 탄도미사일인 '캐리어 킬러' 등 차세대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이 군사용으로 전용할 수도 있는 민감한 러시아의 로켓 엔진 기술을 공유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미국이 기뻐할 리는 만무하다.
에네르고마쉬 대표인 이고르 아르부조프는 "로켓 엔진 판매를 위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난관은 중국이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2004년 MTCR 가입 신청을 했지만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르부조프 대표는 또 "중국은 엔진 완성품 구매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습득이나 라이선스 구매를 원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는 지난 2004년에도 중국이 러시아 항공기 수호이-27 전투기를 복제하는 등 기술 절도를 하자 중국에 대한 항공기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차드 올란트 선임연구원은 "RD-180은 이미 몇십 년 이상 지난 구식 엔진이지만 아직도 중국이 현재 제조하고 있는 그 어떤 로켓 엔진보다 효율성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RD-180 엔진은 중국의 최신형 장청(長征) 로켓에 장착하고 있는 최첨단 엔진 YF-100에 비해 3배 정도 더 강력하다"고 덧붙였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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