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감 승진자 5명 중 2명 청장과 같은 고교· 대학 출신
여고 성추행 학생 명단 유출 연루 경찰도 승진시켜 논란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자질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경찰 인사가 각종 잡음에 휩싸였다.
지방경찰청장과 같은 학교를 나온 간부들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수사 과정에서 중대한 착오로 물의를 빚은 직원이 진급했다.
일부 직원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인사에 대한 불만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18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경정 이하급 직원에 대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자 명단에 포함된 A경감은 강인철 전북경찰청장과 같은 대학교를 나왔고 B경감은 고등학교 동문이었다.
특히 B경감은 강 청장이 총경 시절 서장으로 근무한 정읍경찰서에서 주요 보직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권을 가진 청장과 같은 학교에 다닌 직원이 진급하는 게 이례적이지는 않지만, 경감 승진자 5명 중 2명이 여기에 포함돼 구설에 올랐다.
여기에 C경위 승진은 인사 잡음에 불을 지폈다.
C경위는 지난해 4월부터 '부안여고 체육 교사 학생 성추행 사건'의 수사를 담당했다.
당시 체육 교사가 수업 시간에 학생 수십 명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국적인 분노를 불렀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 도중 성추행 피해를 본 학생들의 명단을 체육 교사가 다니는 학교 측에 전달하는 중대한 판단 착오를 저질렀다.
이 일로 수사를 맡은 담당 부서 계장이 사과하고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C경위는 이번 인사를 통해 경감으로 진급했다.
승진자 명단이 발표되자 한 경찰서 간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사'라며 경찰 내부망에 성명서를 올리고 단식 투쟁을 선언하기도 했다.
경찰서장 중재로 사태는 일단락됐으나 석연치 않은 인사를 두고 직원들 간 뒷말은 무성한 상황이다.
강 청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자처하고 최근 불거진 인사 잡음 문제에 대해 "최대한 공정하게 인사를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학연에 따른 인사라는 문제가 있을 것 같아 지방청장으로 부임하고 학교 동문회도 나가지 않았다"며 "인사 과정에서 전화를 건 직원도 있었지만, 모두 무시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인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사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며 "인사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를 통해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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