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진료' 시범사업 2개월…의사·환자 모두 '만족'

입력 2018-01-23 06:47  

'15분 진료' 시범사업 2개월…의사·환자 모두 '만족'
복지부 "연말 시범사업 종료후 확대적용 여부 검토"
경증 환자 등에 '15분' 길다"는 의견도 제시…"보완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일부 대형병원들이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간 심층진찰(15분 진료) 시범사업에 대해 환자와 의사 모두 높은 만족감을 표시해 사업확대 여부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해당 사업이 모든 의료기관에 확대되고 정착하려면 진료 적용 대상을 구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 시범사업은 서울권(8곳)·경기 및 인천권(4곳)·강원권(1곳)·충청권(2곳)·경상권(4곳)에 있는 의료기관 19곳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시범사업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는 등 참여 의료기관 중 선도적으로 프로그램 도입에 나선 서울대병원의 경우 현재 7개 진료과에서 15분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아직 시범사업인 관계로 진료 대상자는 일부 초진 환자로 한정된다.
이 병원에서 15분 진료를 받은 50대 여성 환자 A 씨는 "환자가 아플 때 의존하고 기댈 수 있는 전문가는 바로 의사"라며 "인터넷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불확실하고 한정적인데 15분 진료를 통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궁금한 점을 문의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60대 여성 환자 B 씨도 "의료진이 친절하게 치료계획을 알려주고, 조직 검사 등 환자가 알기 어려운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보호자들도 15분 진료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혈액종양암을 앓고 있는 부인과 함께 15분 진료에 참여한 30대 남성 C 씨는 "기존 진료방식은 시간이 한정적이어서 급하게 궁금한 내용을 물어봐야 했지만, 15분 진료 시스템에서는 한결 마음의 여유를 갖고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의사들은 15분 진료에 대해 환자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치료계획 및 약물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혜련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다른 병원에서 받았던 진찰 기록까지 꼼꼼하게 살필 수 있고, 환자가 의료진에게 본인의 몸 상태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할 수 있어서 진료 성과가 더 우수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모든 환자에게 15분 진료를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질환의 경중 여부를 따져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꼭 필요한 환자에게 15분 진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15분 진료가 활성화되면 불필요한 의료비 낭비 지출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조태준 서울대어린이병원 원장은 "대부분의 환자는 병원에 오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활용한 검사를 받아야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착각한다"며 "또 일부 병원에서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불필요한 영상진단장비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15분 진료와 같은 심층진료를 하게 되면 불필요한 검사를 줄일 수 있어 환자의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수가'다. 진찰료 수가는 고작 1~3만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MRI 촬영은 약 70만원에 이르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영상진단장비 검사를 권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 원장은 "정부가 진찰료 수가를 지금보다 올리지 않으면 15분 진료는 결코 정착될 수 없다"며 "적절한 수가 책정을 통해 심층진료 시스템이 활성화되도록 정부와 의료계가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올 한 해 동안 시범사업을 운영한 후 확대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통령 복지부 보험급여과 과장은 "현재 19곳 의료기관에서 15분 진료 시범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시범사업 종료 후 환자 만족도 등을 분석해 의료계와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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