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 참사' 세 모녀 가족, 4년 전 귀향해 열심히 살았는데"

입력 2018-01-22 11:19  

"여관 참사' 세 모녀 가족, 4년 전 귀향해 열심히 살았는데"
세 모녀 살던 전남 장흥군, 긴급생계지원·모금 활동


(장흥=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4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네 가족이 열심히 살았는데, 아이들 방학이라고 여행 한번 갔다가 이런 참변을 당했다니 눈물이 쏟아지네요"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장여관에서 벌어진 방화사건으로 숨진 세 모녀가 살던 전남 장흥군 장흥읍 모 빌라 이웃 주민은 22일 참변 소식을 전해 듣고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화재로 숨진 박모(34·여)씨와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14세, 11세 두 딸은 15일 장흥 집을 떠나 여행 중이었다.
국내의 다른 여행지를 경유해 19일 서울에 도착했고, 서울장여관을 숙소로 정해 잠자리에 들었다가 이튿날 새벽에 화를 입었다.
박씨의 남편이자 두 딸의 아버지인 이모(40)씨는 일 때문에 함께 하지 못했다.
장흥이 고향인 이씨는 고교 졸업 뒤 고향을 떠나 수도권에서 일했다고 한다.
4년 전 외지 일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이씨는 장흥읍에서 목공 일을 하며 네 가족의 가장 노릇을 했다.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 있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했고 수입도 변변치 않았지만 이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집과 차로 2∼3분 떨어진 곳에서는 이씨의 80대 부모가 살고 있다.
이씨도 이곳에서 태어나 자랐다.
두 아들 가운데 둘째 아들인 이씨는 외지에 나가 있는 형 대신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찾아 돌봤다고 한다.
미혼인 형을 배려해 15년 전 아내 박씨와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도 치르지 못했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이들 가족에게 이번 바깥나들이는 유난히도 각별했다.
이씨 부부는 두 딸의 겨울 방학을 맞아 어렵사리 국내 여행을 계획했지만 정작 아빠는 일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다.
여행 경비도 넉넉하지 않아 싼 숙소에만 머물러야 했을 것이라고 이웃들은 전했다.
남편 이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곧바로 시신이 안치된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찾은 뒤 서울서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은 장흥군은 이씨 가족에 대한 생계지원에 나섰다.
6개월간 생계비, 연료비 등 긴급복지지원비 300만원을 지급하고 우선 공직자들이 성금 200만원을 모았다.
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통한 모금도 추진 중이다.
장흥군 관계자는 "어려운 형편이지만 직업이 있고 일정 정도 소득이 있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 해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군이나 지역사회 차원에서 생활비나 장례 등 최대한 지원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cbeb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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