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내전서 '무차별 공습' 비판 의식한 듯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예멘 후티 반군과 전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동맹군이 인도주의 위기에 처한 예멘을 돕기 위해 15억달러(약 1조6천억원)를 내놓기로 했다고 2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동맹군은 "유엔 기구와 국제 구호단체들에 배분될 수 있도록 15억달러의 기금을 새롭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홍해의 호데이다 항구 봉쇄 해제도 한 달 동안 연장하겠다고 공언했다.
동맹군은 성명을 통해 "인도주의 단체들이 육로 수송에 활용할 수 있도록 17개의 안전 통행로를 설립하고, 사우디와 예멘 정부 점령지 마리브주(州) 구간 화물기가 매일 운항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동맹군 대변인 투르키 알-말리키 대령은 "고통 경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인도주의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군사력과 정확성을 동원해 전문적인 계획과 구체적인 인도주의 임무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러한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이러한 도움은 예멘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의 일부만 충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사우디 주도 동맹군이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 재앙을 촉발했다는 비판을 잠재우려고 이같이 결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의 수석 자문 연구원 피터 솔즈베리는 "사우디는 공습과 실질적인 봉쇄 때문에 전쟁으로 인해 자신들의 명성이 얼마나 훼손됐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표면적으로는 인도주의 재앙을 막기 위해 헌신하는 것을 보여주려는 계획이지만, 회의론자들은 사우디가 예멘의 주요 물류 거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물자 배분을 결정하려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3년째 내전으로 고통받는 예멘은 전체 인구의 75%에 해당하는 2천220만명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이중 약 840만명이 아사 위험에 직면했으며, 콜레라까지 창궐해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2천244명이 목숨을 잃었다.
동맹군의 지원을 받는 친정부군과 후티 반군 전투에서는 무려 9천245명이 숨지고, 5만2천800명이 다쳤다.
앞서 유엔은 지난 21일 예멘을 위한 2018년 인도주의 대응 계획을 발족했다. 유엔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1천310만명의 목숨을 구하는 것을 돕는데 29억6천만달러(약 3조1천686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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