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밤 유명 방송인 레자 라시드푸르가 진행하는 특별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생고 해결을 약속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반정부·반기득권 시위 이후 흉흉해진 민심을 다독이고 하락한 지지도를 회복하기 위해서 일방적인 연설이 아닌 이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방송인을 동원해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정책을 홍보한 것으로 보인다.
방송 시간대도 시청자가 가장 많은 밤 9시로 잡았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 프로그램에서 지진, 동중국해 유조선 침몰, 공기 오염, 리알화 가치 급락, 인터넷 검열 등 정부를 곤경에 빠뜨린 현안을 직접 언급했다.
지난해 11월 이란 북서부 대지진과 유조선 침몰 등 재난에 대해서 그는 "보고를 듣자마자 긴급히 내각회의를 소집해 대책반을 가동했다"면서 정부가 늑장 대응했다는 비판을 반박했다.
물가를 부추기는 리알화 급락 문제와 관련, 로하니 대통령은 "내년(3월21일 시작)에 우리는 외화 보유고가 더 증가할 것이고, 리알화 급락은 곧 진정될 것"이라면서 "외화가 부족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란 리알화의 달러 대비 비공식 환율은 지난해 중반 3만7천 리알에서 올해들어 4만6천 리알을 웃돈다.
대담자 라시드푸르가 "당신과 장관들은 트위터를 쓰면서 국민은 못쓰게 하는 게 앞뒤가 안 맞다"라고 지적하자 로하니 대통령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트위터를 막은 건 이전 정부이고, 우리는 그것을 풀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즉답을 회피했다.
이어 "최근 텔레그램을 차단한 것은 국가 안보상 비상조치였다"면서 "사이버 공간에서 더 자유를 누리고 일자리를 만들도록 기반 시설을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기 오염에 대해서도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고, 경유 트럭 7만 대를 개조하는 사업을 곧 시작하겠다"면서 원론적인 해결책을 내놓는 데 그쳤다.
그러면서 "어떤 이들은 허황한 약속으로 사람을 속이지만 이번 정부는 이번 시위에서 표출된 민생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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