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잇단 테러에 정부 불신…외국인 이탈로 재건도 차질

입력 2018-01-28 12:58   수정 2018-01-28 15:35

아프간 잇단 테러에 정부 불신…외국인 이탈로 재건도 차질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27일(현지시간) 탈레반의 구급차 자폭테러로 최소 95명이 숨지는 등 최근 대형 테러가 이어지면서 아프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아프간 톨로뉴스 등 현지 언론은 28일 치안 유지에 실패한 정부 지도자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카불 시민 아리안은 "통치할 수 없으면 제발 정부에서 나가달라"면서 "언제까지 자살폭탄테러와 유혈사태의 고통을 참아야 하나"고 톨로뉴스에 말했다.
다른 시민은 "테러범이 구급차에 폭탄을 싣고서 첫 번째 검문소를 무사히 통과해 2번째 검문소에 이르렀다"면서 "우리는 조그만 칼 하나도 들고 다닐 수 없는데 어떻게 이런 폭발물이 도심에 진입할 수 있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비울라 하셰미 상원의원은 "취약점이 너무 많다는데 놀랄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이 얼마나 더 숨지고 고통받아야 하나. 왜 정부 관리들은 책임지고 사퇴도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전직 군 장교인 모함마드 아굴 무자히드는 "정부의 정보, 수사 부문이 너무 취약하다"면서 "이를 강화하지 않고는 이 같은 테러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재건·구호 사업이나 일자리를 위해 아프간에 온 외국인들도 테러에 잇따라 귀국하면서 이들 사업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20일 카불 도심 인터콘티넨털에서 벌어진 탈레반 총격 테러로 우크라이나 등 외국인 직원을 포함해 직원 9명이 숨진 아프간 최대 항공사 캄에어는 테러 이후 외국인 직원들이 대거 귀국하면서 비행 스케줄 절반 이상을 취소했다.
사마드 오스만 사마디 캄에어 총괄이사는 "하루에 국제선과 국내선 노선 37편을 운항했는데, 이 가운데 20편을 취소했다"면서 "테러에 충격받은 외국인 동료들이 일할 수 없다며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캄에어는 아프간 내 비행 인력이 부족하기에 베네수엘라와 우크라이나 등 항공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국가 출신 조종사들에게 고임금을 제시해 수십 명을 유치했다.
이들 외국인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아프간 내에서 최고급 수준인 카불 인터콘티넨털 호텔을 숙소로 사용했는데 지난 테러로 호텔도 안전지대가 아님이 판명되면서 일손을 놓은 것이다.
이 때문에 북동부 바다크샨 주 등은 수도 카불과 교통이 거의 1주일째 단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크샨 주 지역은 도로 곳곳에 탈레반 무장대원이 출몰, 정부 관리 들의 육로 이동도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24일에는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 주 잘랄라바드에서는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소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자폭·총격 테러 공격을 받아 6명이 숨졌다. 이에 따라 세이브더칠드런은 아프간 전역에서 잠정적으로 사무소를 폐쇄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아프간에서 40여 년간 활동하며 연간 어린이 140만 명에 대한 교육 등을 지원한 이 단체는 직원의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활동을 재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언제쯤 아프간 내에서 직원 안전이 확보됐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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