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20회 우승 고지
상대전적은 15승 23패로 나달이 우위…올해도 치열한 라이벌전 예고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초인적인 체력이 필요한 테니스 경기에서 37세의 나이에도 한참 어린 선수를 연거푸 제압하며 전인미답의 경지에 올랐다.
페더러는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를 3-2(6-2 7-6<5-7> 6-3 3-6 6-1)로 꺾었다.
대회 내내 이어오던 무실세트 기록은 깨졌지만, 페더러는 데뷔 후 20번째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두 손에 꼭 쥐게 됐다.
페더러가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건 한둘이 아니다.
우선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20회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메이저대회 16회 우승으로 이 부문 2위인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과 다시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 그는 로이 에머슨(은퇴·호주)과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가 보유한 호주오픈 남자단식 최다 우승(6회)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03년 윔블던에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달성한 페더러는 2004년 프랑스오픈을 제외한 3개 메이저대회(호주오픈·윔블던·US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단숨에 '테니스 황제'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15년 넘게 숱한 도전자들을 이겨내며 왕좌를 지키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사실 페더러를 가장 힘들게 한 선수는 나달이다.
이번 대회 8강에서 칠리치와 경기 도중 허벅지 부상으로 기권한 나달은 페더러의 발목을 가장 많이 붙잡은 선수다.
페더러는 나달과 통산 성적 15승 23패로 크게 뒤처져 있다.
둘의 플레이스타일은 정반대다. 페더러는 일격에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샷에 능하고, 나달은 끈질긴 랠리 끝에 상대의 실수를 유도한다.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맞붙은 것도 9번이나 된다. 페더러는 나달과 결승 맞대결에서도 3승 6패로 뒤처져 있다.
30대 후반에 이른 페더러의 나이를 생각하면, 은퇴 전까지 나달과 상대전적을 만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페더러의 이번 호주오픈 우승으로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그의 이름이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페더러는 2012년 윔블던 우승 이후 2016년 US오픈까지 17개 메이저 대회 연속으로 우승에 실패했다.

그 기간 나달 역시 부상 때문에 하락세를 탔지만, 3번의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수집해 페더러와 격차를 좁혔다.
2016년 기준 페더러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17회, 나달은 14회였다.
페더러와 나달은 지난해 동시에 부활했다. 페더러는 호주오픈과 윔블던, 나달은 프랑스오픈과 US오픈을 차지하며 정확히 트로피를 나눠 가졌다.
그리고 페더러가 2018년 첫 번째 메이저대회를 제패해 나달과 격차를 벌렸다.
페더러와 나달이 라이벌 관계를 구축한 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이들의 치열한 맞대결은 테니스팬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올해는 페더러가 먼저 한발 앞서 나갔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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