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완 전 창원소방본부장 페이스북에 글 "1초에 3∼5m 상승 연기, 방화문 있으면 차단 가능"
(밀양=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박진완(63) 전 경남 창원소방본부장은 "제천·밀양 화재를 교훈 삼아 하루 빨리 소방제도를 개선하고 소방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본부장은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직후인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대형 화재 재발 방지대책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제천·밀양 참사 모두 다중이용시설 1층에서 불이 났는데도 유독가스로 인해 2층 이상에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점을 공통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일산화탄소 등 유독가스를 들이마시면 신체가 건강한 사람도 수분내에 질식사한다"며 "밀양 세종병원은 입원환자 대부분이 80·90대였던 만큼 인명피해가 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럼 다중이용시설 화재 때 위층으로 퍼지는 유독가스는 어떻게 막아야 할까.
박 전 본부장은 "다중이용시설과 입원실이 있는 의료시설은 연면적·층수에 관계 없이 방화구획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9일 전화통화에서 "불이 나면 연기는 초당 수직으로 3∼5m, 수평으로 2∼3m나 퍼진다"며 "세종병원 1층과 2층 중앙계단에 방화문 또는 방화 셔터가 있었다면 연기를 차단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본다"고 추가로 설명했다.
감식 결과, 세종병원에는 1층에 방화문이 없었고 2층부터 5층까지 중앙계단 쪽에 방화문이 1개씩 있었다.
그는 또 입원실이 있는 의료시설은 모든 층에 스프링쿨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연기를 빼내는 설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지하층, 2층 이상 소방 대상물은 비상구 확보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전 본부장은 제도개선과 함께 소방인력 확보 중요성도 거론했다.
그는 "대도시는 건물이 고층화·대형화되고, 읍·면 지역도 고층아파트가 생겨 구조·구급 등 소방수요는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소방인력은 법정 기준의 60% 대에 불과할 정도로 부족하다"며 "소방공무원 정원을 공무원 총정원제 적용을 받는 시·도 소속이 아니라 별도 정원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자체별로 소방예산이 들쭉날쭉해 지역별 소방력에 큰 차이가 있다며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정치권을 향해서는 "국민안전에 필요한 근본적인 제도개선에 힘 써달라"고 요청했다.
박 전 본부장은 "제천·밀양 화재사고로 돌아가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조의를 표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그는 1979년부터 소방관 근무를 시작했다.
2015년 6월 창원소방본부장을 끝으로 37년간에 걸친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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