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알 건 다 아는 열두 살 소년 루크(리바이 밀러)는 베이비시터 누나 애슐리(올리비아 데종)를 짝사랑한다.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 기회가 온다. 부모님이 외출한 틈을 타 애슐리에게 자신이 남자임을 확인시켜줄 계획을 세운다.
공포영화를 틀어놓고 샴페인도 마시며 분위기를 잡는데 이상한 일이 자꾸 생긴다. 아무 말 없는 전화가 걸려오고 누군가 집 주변을 배회하는 흔적도 발견된다. 시키지 않은 피자가 배달되고 '떠나면 죽어'라고 적힌 벽돌이 날아온다. 루크의 괴짜 친구 개럿(에드 옥슨볼드)의 장난인 줄 알았지만 그마저 누군가 쏜 총에 맞아 쓰러진다.
'베러 와치 아웃'은 전통적 문법에서 한참 벗어난 호러 영화다. 괴한의 정체를 숨겨둔 채 누군가 지켜보며 위협하고 있다는 데서 공포심을 유발하거나, 혐오스러운 외양의 괴한을 등장시켜 핏물 튀는 잔혹극을 세밀하게 보여주는 게 정석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천진난만한 소년을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내세운다. 왜 그렇게 됐는지 설명하지도 않는다. 연필과 작은 칼, 장전되지 않은 권총 따위가 무기다.

잔혹한 장면이 없진 않다. 그러나 공포스럽거나 오싹하기보다는, 묘하게 조금씩 어긋난 듯한 상황과 분위기가 스릴을 안긴다. 사건이 벌어지는 집 안은 공포영화 무대 치고는 지나치게 밝다. 놀라게 하는 효과에 동원되는 소품은 거미나 산타 인형 정도다. 열두 살짜리 꼬마는 점점 잔혹해지지만 천진난만함도 여전히 지녔다.
영화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말썽꾸러기 소년이 좀도둑들을 상대로 벌이는 소동극 '나 홀로 집에'(1990)의 호러 버전이기도 하다. 루크는 극 초반 개럿에게 "페인트통으로 강도 얼굴이 박살났대"라고 말하며 '나 홀로 집에'에 대한 오마주를 예고한다. 실제로 루크는 '나 홀로 집에'의 케빈처럼 페인트통을 낙하시켜 애슐리의 남자친구 얼굴을 박살낸다. 노란색 페인트와 붉은 피가 뒤섞여 흘러내리는 장면은 장르의 규칙을 비트는 영화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크리스 페코버 감독은 불법체류라는 사회적 이슈를 호러에 집어넣은 '언다큐멘티드'를 연출한 바 있다. '베러 와치 아웃'은 인종차별에 관한 메시지를 전하거나('겟 아웃') 코미디를 비롯한 여러 장르를 뒤섞는('해피 데스데이') 신선한 시도로 호평받은 최근 공포영화들과 같은 맥락에 있다. 좀더 섬뜩하고 잔혹한 공포영화를 원하는 하드코어 마니아라면 시시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래도 청소년 관람불가다. 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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