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밭 변한 서해 김 양식장…수확철 어민들 눈물

입력 2018-02-05 11:00   수정 2018-02-05 11:05

얼음 밭 변한 서해 김 양식장…수확철 어민들 눈물
7년 전 이어 또 유빙 피해…지주 휘고 그물도 찢겨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올겨울 기록적인 한파로 2013년 이후 5년 만에 유빙(流氷)이 나타난 인천 앞바다에서 김 양식장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5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인천 앞바다에 유빙이 관측된 지난달 말부터 북도면 장봉도 김 양식장 9곳(총면적 189㏊)이 새하얀 얼음 밭으로 변했다.
장봉도 김 양식장 내 10m 높이의 지주들이 엿가락처럼 휘었고, 지주 사이에 설치된 그물 일부도 갈기갈기 찢겼다.
양식장 내 갯벌 곳곳에는 얼어붙은 눈이 그대로 쌓여 있거나 유빙 덩어리가 뒹굴기도 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강추위 속에 날이 다소 풀리면 유빙이 차츰 녹으며 조류를 타고 이동한다"며 "유빙이 양식장 그물을 찢고 가면서 갯벌 위에 세워둔 지주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부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봉도 김 양식장이 유빙으로 피해를 본 것은 한파가 기승을 부린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2013년 유빙이 떠다녔을 때는 큰 피해가 없었다.
김 양식을 하는 어민들은 올해 한파로 유일한 생계 수단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정연희 장봉도 어촌계장은 "김 양식은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한창 수확 철"이라며 "수확 철인데도 김 채취를 할 수 있는 양식장이 거의 없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옹진군은 지난주 장봉도 일대 김 양식장에서 현장 조사를 통해 피해 현황을 파악했다.
그러나 유빙 탓에 장봉도 인근 아염도와 사염도 김 양식장은 배를 타고 접근할 수 없어 피해 상황을 확인할 수 조차 없었다.
옹진군 관계자는 "일단 걸어서 갈 수 있는 장봉도 양식장에서만 피해 현황을 파악했다"며 "어촌계에서 재해재난신고서를 내면 정식 조사를 통해 전체 피해 상황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생산지로 유명한 장봉도에서는 전통 재배방식인 '지주식'으로 친환경 김을 생산한다.
지주식은 갯벌에 쇠파이프나 참나무를 박고 위에 김 포자가 붙은 발을 매달아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김을 키운다. 10m가 넘는 지주 수천 개를 한 달에 걸쳐 바다에 심고 김 양식이 끝나는 3월이면 다시 빼내야 해 손이 많이 가는 번거로운 재배방식이다.
이 때문에 많은 양식장이 김을 항상 바닷물에 잠기도록 해 대량 양식하는 부류식을 선호한다.
지주에 매달린 장봉 김은 하루 평균 8시간(낮 4시간·밤 4시간) 물 위로 노출되기 때문에 맛과 향이 좋고 영양성분도 뛰어나다.
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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