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력 이용 음속 7배속도…개발 실효성놓고 中내부서도 논란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최첨단 무기인 '레일건(전자기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정작 그 원조인 미국은 비용 문제로 이를 포기할 조짐을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레일건은 전자기력을 이용해 탄환 등 발사체를 음속보다 최고 7배 빠르게 발사할 수 있는 미래형 첨단 무기다.
2016년 있었던 미 해군의 첫 레일건 발사시험에서는 5파운드(11.3㎏) 무게의 텅스텐 탄환을 시속 4천500마일(7천242㎞)의 속도로 발사해 200㎞가 넘는 거리의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과기일보는 5일 중국의 첫 차세대 구축함인 '055형' 미사일 구축함에 레일건이 장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항공모함 전단을 형성할 이 구축함에는 최신 방공망과 대함·대잠수함 무기가 장착된다.
홍콩 명보도 최근 대형 탱크 상륙함인 '하이양산'(海洋山)함의 뱃머리에 기존 37㎜ 구경 함포를 대신해 레일건으로 추정되는 대형 함포가 장착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항모가 아닌 군함에 레일건이 장착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레일건은 지난해 7월 취역한 미국의 차세대 항모 '제럴드 포드 함'에 장착됐지만, 아직 일반 군함에는 장착되지 않았다.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중국은 함상 레일건 기술에서 미국을 따라잡았을 뿐 아니라 5∼10년 이내에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며 "미국은 예산 승인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중국의 정치 체제는 이러한 프로젝트에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처럼 레일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정작 그 원조인 미국은 레일건을 포기할 조짐을 보인다.
2005년부터 레일건 개발 작업에 나선 미국은 지난해까지 13억 달러(약 1조4천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레일건 발사시험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미 국방성 산하 전략역량처(CSO)는 레일건 개발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 문제다. 레일건을 한 번 발사하는 데는 무려 100만 달러(약 11억원)에 달하는 돈이 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경이 200㎜를 넘고 포신이 10m에 달하는 거대한 발사장치를 함상에 장착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이에 미 해군은 레일건보다 속도와 사정거리는 떨어지지만, 한 발 가격이 8만5천 달러(약 9천만원)로 훨씬 싼 극초음탄(HVP) 개발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부에서도 레일건 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벌어지고 있다.
베이징의 군사평론가 저우천밍(周晨鳴)은 "레일건 주창자들은 GPS를 이용해 수천㎞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폭격기나 전투기 미사일로 더 쉽고 저렴하게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의 레일건은 마웨이밍(馬偉明) 해군 소장이 이끈 팀이 개발한 '통합전력추진체계'(IEPS) 기술이 적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우천밍은 "마 소장의 팀이 이를 개발하는 유일한 팀이지만, 그 비용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며 "다만 마 소장은 중국 지도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중국의 레일건 개발에 속도가 붙는 이유"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 시대 군 간부에게 줬던 '8·1 훈장'을 중국군의 최고 영예 훈장으로 새롭게 부활시켜 지난해 6월 마 소장 등 17명에게 이를 수여했다.
마 소장 등은 IEPS가 레일건은 물론 항모 전투기 발진장치, 자기부상열차, 로켓 발사 등에 두루 쓰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지만, 이의 실효성을 놓고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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