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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 23년만에 바다 보이는 통영에 묻힌다(종합)

입력 2018-02-09 17:28   수정 2018-02-09 17:53

윤이상, 23년만에 바다 보이는 통영에 묻힌다(종합)
독일 베를린 시장 승인…딸 윤정 씨 "마지막 숙제 해결 감사, 조용히 진행됐으면"

(통영=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독일 베를린시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묘소 이장을 공식 승인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9일 통영국제음악당에 따르면 최근 미하엘 뮐러 베를린시장은 가토우 공원묘지에 묻힌 윤 선생 유해를 한국으로 이장하는 것을 승인하고, 관련 절차를 밟도록 지시하는 공문에 결재했다.
해당 공문은 외교부를 통해 설 연휴를 전후해 통영시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공문을 받는 대로 구체적인 이장 계획을 잡고 통영국제음악제 개막에 맞춰 이장식을 열 계획이다.
'통영 바다를 다시 보고 싶다'는 윤 선생 생전 뜻에 따라 시는 통영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통영국제음악당 인근 공터에 묘소를 마련할 방침이다.
통영음악당 관계자는 "윤 선생 묘소 이장과 관련해 베를린시 관계자와 통화하던 중 미하엘 시장이 승인공문에 결재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설 연휴가 지나면 통영시도 베를린시가 보낸 공문을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생 유해가 국내로 들어온다면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이장식을 준비할 계획"이라며 "기념 공연 등 음악당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도 찾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영시 관계자는 "독일 측 승인이 떨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공문을 받으면 곧장 이장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며 "다만 국외에서 유해를 들여오는 것이기 때문에 외교부 협조 등을 구해야 해 구체적인 일시를 못 박을 순 없으나 늦어도 2월 말이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시는 독일로부터 공문을 받는 대로 관계기관과 일정을 조율해 이장 날짜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윤 선생 유족, 통영음악당 플로리안 리임 대표 등과 협의를 거쳐 묘소 이장 관련 역할을 분담한다.
이에 따라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리는 3월 30일 전까지 유해를 가져오겠다는 시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통영국제음악제는 윤 선생을 기리는 차원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데 올해 주제가 '귀향'이라 묘소 이장과 맞아떨어진다.



윤 선생의 딸 윤정(67)씨는 "마지막 숙제나 마찬가지였던 아버지 묘소를 고향인 통영으로 이장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라며 "아버지를 향한 안 좋은 시각이 남아있는 만큼 이장 절차는 조용히 진행되었으면 한다"고 차분한 어조로 짧막한 소감을 밝혔다.
윤정씨는 윤 선생 묘소 이장과 관련한 업무를 위해 다음주 독일로 출국할 예정이다.
김동진 통영시장은 "윤 선생의 부인인 이수자 여사가 남편과 함께 통영에 묻히고 싶다는 바람을 전해와 시에서 묘소 이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게 결실을 맺었다"며 "음악제 개막일에 맞춰 조촐한 이장식을 하고 묘소에 소박한 표지석을 하나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윤 선생에 대한 일각의 이념공세에 대해 그는 '불필요한 논란'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시장은 "윤 선생에 대한 이념논란이 아직 있고 비판적 시선에 대한 부담도 어느 정도 있다"며 "그러나 미망인이 부군의 고향 땅에 함께 묻히고 싶다는 바람에 무슨 이념이 있고 이를 또 어떻게 외면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통영시민들도 선생의 유해라도 따뜻하게 환영하겠다는 의견으로 여기에는 이념이 개입할 요소가 없다"며 "선생의 유해가 통영으로 돌아온다면 바다가 보이는 경치 좋은 곳에 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선생은 1960년대 독일 유학생 시절에 북한에 있는 강서고분의 '사신도'를 직접 보겠다며 방북했다가 간첩으로 몰려 기소되면서 국내에서 줄곧 이념 논란에 시달렸다.
국외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음악기법 및 사상을 융합시킨 세계적 현대 음악가',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 등으로 불리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1995년 11월 3일 독일 베를린에서 타계한 윤 선생의 유해는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묻혔다.
home12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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