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위기 속 '설 마지노선' 공감대로 극적 타결…일감 줄고 올해 협상 또 눈앞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현대중공업 노사의 2016년과 2017년 2년 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협상을 시작한 지 3년째 마무리됐다.
장기 협상 과정에서 침체한 조선업 위기 극복을 위한 회사의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노조의 파업이 4년째 이어졌고, 노사 갈등도 극에 달했다.
그러나 경영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교섭을 하루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는 안팎의 위기감과 공감대가 형성돼 어렵사리 타협점을 찾아냈다.
2014년 강성 노조 집행부가 들어선 후부터 매년 파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향후 노사관계는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3년째 이어진 협상 가시밭길…조합원 파업 23차례
현대중 노사는 2016년 5월 10일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했다. 그해 70차례 가까이 교섭했지만 타결하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2016년 협상 과정에서만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거나 울산 본사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파업이 21차례로 집계됐다. 이 중에는 전면파업도 3차례나 있었다. 부서별 조합원이나 노조간부 대상 소규모 파업까지 합하면 파업 횟수가 2배로 늘어난다.
2016년 교섭 중 2017년 임금협상도 진행하게 되자 노사는 효율적인 협상을 위해 2016년과 2017년 교섭을 통합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통합 교섭 이후에는 파업 횟수가 줄어 2017년 7월 13일, 9월 1일 각각 전면파업과 4시간 부분파업 했다. 2016년과 2017년 협상 과정에서 총 23차례 파업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임 노조 집행부의 임기가 끝났다. 선거를 거쳐 지난해 12월 같은 강성 성향의 박근태 지부장(위원장)이 선출돼 새 집행부가 교섭 바통을 이어받았다. 새 집행부는 당장 파업에 들어가지 않았다.
지지부진한 2년 치 교섭을 작년 연내 타결하기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12월 29일 겨우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올해 1월 9일 치러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구조조정에서 분사한 3사보다 합의안 수준이 못하다는 노조 내부 평가 등이 나왔기 때문이다.
재교섭에서도 임금을 더 달라는 노조와 더는 줄 게 없다는 노사가 맞섰지만, 결국 회사가 임금안을 더 내는 양보로 타결점을 찾아냈다.
◇ 최악 조선위기 속 '설 마지노선' 공감대 형성
사상 최장 이어진 임단협 교섭의 극적 타결은 회사의 경영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올해 최악의 경영위기를 앞두고 이미 3년째 들어선 임단협에 매달려 소모전을 펼치는 것은 노사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안팎의 지적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 설 명절을 마지노선으로 더는 지체해서 안 된다는 위기감이 형성됐고, 이런 공감대 속에 노사의 양보로 접점 찾기가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올해 현대중 경영 상황은 녹록지 않다. 조선 부문은 10개월 치 일감만 남았다.
해양 분야는 6월 이후면 협력사 직원을 포함해 5천여 명이 일손을 놓아야 할 위기에 놓여 있다.
엔진은 교육과 휴직으로 버틴 지난해보다 일감이 10% 더 줄었다. 플랜트도 2년 만에 수행 중인 공사가 절반으로 줄었다.
강환구 사장은 "1년 정도 우려되는 보릿고개 기간에 일감 부족에 따른 큰 폭의 매출감소가 불가피하지만 버텨낼 것"이라고 말했다.

◇ 향후 노사관계 험로 우려
현대중은 2014년 강성 노선 집행부가 들어서 20년 만에 파업을 벌인 뒤부터 연례적으로 파업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파업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출범해 2016·2017년 교섭을 넘겨받은 새 집행부는 교섭 과정에서 파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1차 잠정합의안 부결 후 재교섭 과정에서 조합원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파업도 불사하는 등) 정면돌파하겠다며 회사를 압박하기도 했다.
2018년 임단협 교섭이 벌써 코앞에 닥쳤다. 협상 과정과 결과가 조합원 기대에 미흡하다고 노조가 판단하면 5년 연속 파업투쟁을 벌일 수도 있다. 노사관계의 험로가 우려되는 이유다.
회사는 "위기에 노사가 따로 없고 생존의 갈림길에서 삶 터를 지키는 데 노사는 공동운명체"라며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례없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사의 하나 된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시 노사협력팀 관계자도 "노사가 대화와 타협으로 상생의 문화를 정착하고, 장기 침체한 조선산업 부활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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