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본부장, 민정수석실 관계자 만나" 진술…심리전단장 구속→불구속
내부 방침 뒤집혀…검찰, 국방부 수뇌부·靑 '불구속 압력' 의혹 수사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영재 방현덕 기자 = 군 수사 당국이 2013∼2014년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관여 의혹을 축소·은폐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군 수사 최고 책임자가 청와대 관계자와 만나 처리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시 군 수사 당국이 사이버사 의혹의 핵심 수사 대상인 이태하 전 심리전단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불구속 수사로 방향을 바꾼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과 군 검찰은 상부의 '불구속 가이드라인'이 축소·은폐 수사에 영향을 끼쳤는지 확인 중이다.
9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과 군 검찰은 과거 사이버사 의혹 수사를 총괄한 백낙종 전 조사본부장(예비역 소장·구속), 김모 전 수사본부장(대령·구속), 권모 전 수사부본부장(예비역 중령·구속) 등을 조사하면서 백 전 본부장이 2013년 하반기 청와대를 찾아가 수사 방향을 논의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권 부본부장과 함께 청와대를 찾은 백 전 소장은 민정수석실 핵심 관계자를 면담하고 이 전 단장의 구속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조사 중이던 군 수사책임자가 청와대를 방문해 현안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사실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이 무렵 군 수사본부가 이 전 단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김 전 본부장의 결재까지 받은 상태에서 이를 번복하고 불구속 수사로 방향을 튼 사실을 확인했다.
군 검찰은 지난달 25일 김 전 본부장을 구속하면서 자신이 결재한 구속영장을 없던 것으로 하고 불구속 수사를 부하들에게 강요한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수사 방향에 김관진 전 장관 등 국방부 수뇌부와 청와대 등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의심한다.
당시 군 정치관여 공작의 핵심 실행자 역할을 한 이 전 단장의 구속 여부는 향후 수사 흐름을 좌우할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평가됐다.
검찰은 수사본부에서 이 전 단장 구속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자 김 전 장관이 청와대 의견을 들어보라고 백 전 본부장을 청와대로 보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수사본부는 2013년 12월 이 전 단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어 2014년 11월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을 정치관여 혐의로 추가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하며 '조직적 대선 개입은 없었다'는 결론을 냈다.
그러나 최근 검찰과 군 검찰은 과거 군 수사본부가 사이버사 요원으로부터 조직적 대선 개입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은 수사관 A씨를 다른 부서로 전보하는 등 축소·은폐 수사를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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