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연주 "최성원이 사부…이별남녀에 친구 같은 음악이길"

입력 2018-02-11 11:00   수정 2018-02-11 14:25

장연주 "최성원이 사부…이별남녀에 친구 같은 음악이길"
6년 만에 미니앨범 '이별집' 발표…자작곡으로 채워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싱어송라이터 장연주는 들국화의 베이시스트 최성원에게 발탁됐다. 수원여대 대중음악과 재학 시절 원로 작곡가 고(故) 박시춘의 아들인 박재정 교수의 주선으로 최성원 앞에서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 이후 1년 만에 다시 만난 최성원은 2000년 장연주가 '테라'란 예명으로 낸 데뷔 앨범을 제작해줬다. 장연주는 첫 앨범 제작자였던 최성원을 지금도 '사부'라고 부른다.
2001년까지 최성원과 함께한 그는 2003년 1집 '섬싱 스페셜'(Something Special)을 시작으로 본명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2005년 2집 타이틀곡 '여가'(汝歌)가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사랑받으며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주목받았지만 2~3년에 한 장씩 음반을 내며 활동이 두드러지지 못했다.
최근 그는 2012년 싱글 '기분 좋은 하루' 이후 약 6년 만에 미니앨범 '이별집'으로 컴백했다.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인터뷰한 그는 "2010년부터 2년간 개인사업자를 내고 홀로 음반을 만들다가 2013년에 6개월 정도 영국에 가 있었다"며 "또 학생들에게 보컬과 작곡을 가르쳤고 2015년부터 3인조 팝밴드 '더룸'으로 활동하며 다른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시간이 이렇게 지나간 걸 몰랐다"고 근황을 전했다.
외부 활동은 뜸했지만, 음악의 끈을 놓지 않으며 꾸준히 곡 작업을 한 그는 "대중에게 이런 노래가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사랑이 끝나버린 이들을 위한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때 이별 경험으로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잃을 정도로 우울감이 밀려왔다는 그는 "실제 제가 이별했을 때 듣고 싶은 노래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흐느끼는 노래가 아니라 가슴 속으로 흐느끼는 사람들의 마음에 가닿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앨범에 담은 자작곡들의 악기 편성을 최소화하고 피아노를 중심으로 곡을 이끌어가며 가사의 몰입도를 높였다. 과거와 달리 감정이 노랫말에 선행하지 않도록 한 절제된 창법이 특징이다.
여자의 독백 같은 타이틀곡 '그렇고 그런 사이'는 '우린 그런 일 없을 거라고 약속했는데 이젠/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었네/ 바보처럼'이란 가사에서 사랑의 덧없음이 묻어난다.
'두 번 다시는/ 술에 취하더라도 사람에 취하진 말자'('술에 취하더라도 사람에 취하진 말자'), '니가 좋아하던 밤바람/ 내가 퇴근하고 돌아가는 길/ 간혹 이 밤바람이 불어오네'('밤바람')란 노랫말은 이별남녀의 마음을 차분히 적신다.
그는 "이번처럼 곡을 소화한 적이 없었다"며 "가급적 감정을 내비치고 싶지 않았다. 듣는 이들이 공감하는 음악을 하려면 내가 감정을 절제해서 단조롭게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너의 밤에게 부르는 노래'는 피아노 연주곡으로 앨범에 악보를 함께 수록했다.
"피아노 연주곡인데, 둘이 함께 쳐야 하는 곡이에요. 악보를 자세히 보면 두 파트로 나누어져 있죠. 둘이 쳤다는 생각이 안 드실 텐데 사실은 둘이 연주한 곡이에요."
그는 "인생에서 어떤 이별이든 안 하면 더 좋겠지만, 어쩌면 이별은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같다"고 말하며 "이별의 아픔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걸 아는 날이 오는 것 같다.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 이 앨범이 친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장연주는 이번 앨범을 내기 전 최성원에게 연락을 했다며 "사부님은 제가 이별 노래를 하는 걸 싫어하시더라"고 웃었다.
"노래는 좋다고 하시면서도 '네가 처연하게 이별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여전사 같은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며 테라 시절 음반을 다시 들어보라고 하셨죠. 하하."
그는 "음악을 사부한테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정말 훈련을 많이 받았다. 가사를 1주일에 5개씩 쓰고 영문 가사를 독해하고 영화 감상문까지 쓰는 트레이닝을 받았다. '여가'란 곡도 원래 테라 시절 있던 음악인데, 이 곡의 가사 승낙을 받기까지 10번을 다른 주제로 썼다. 11번째 나온 가사를 보시고서야 '괜찮네' 하셨다"고 떠올렸다.
이번 앨범을 계기로 그는 다음에 선보일 음악에 대한 구상도 마쳤다고 했다.
그는 "이미 싱글로 두 장 정도가 준비돼 있다"며 "알려지고 안 알려지고를 떠나 운명처럼 매일 음악을 만드는 듯하다. 그러다 보면 세상에 내놓고 싶은 곡이 나오는데 이젠 많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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