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크로아티아의 다리아 오브라토프(29·여)는 원래 핸드볼 선수였다.
10대 시절 핸드볼 국가대표로 올림픽 무대를 꿈꿨다. 그러나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려야 했고, 수술만 8번을 받으며 핸드볼 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17살이었던 2006년 오브라토프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재활 센터에서 열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오브라토프는 그런 그의 힘과 열정을 알아본 당시 의사로부터 크로아티아 봅슬레이의 전설을 소개받았다.
2002년과 2006년, 2010년 3차례 봅슬레이로 올림픽에 출전한 이반 솔라였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봅슬레이는 출발할 때 다리에 엄청난 힘이 들어가는 데 8번 수술을 한 오브라토프의 다리로는 봅슬레이는 무리였던 것이다.
11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정보제공사이트 '마이인포 2018'에 실린 인터뷰에서 오브라토프는 "솔라 선생님이 다리를 덜 쓰고 손을 쓰는 종목이 낫겠다며, 괜찮다면 루지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나는 한번 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너무 기뻤고, 썰매를 한 번 타고 난 다음부터 푹 빠졌다"고 말했다.
오브라토프는 수년간에 걸친 재활과 10여 년의 노력 끝에 이번 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며 꿈을 이뤘다. 그리고 올림픽 루지 경기에 출전한 첫 크로아티아인이 된 것이다.
그는 "나에게도 크로아티아로서도 내가 세계 톱 30명 안에 들어서 여기 있다는 것만으로 정말 엄청난 것"이라고 기뻐했다.
그러나 올림픽에 나서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루지 트랙은 자신이 집에서 무려 1천200km가 떨어진 독일에 있었다. 크로아티아는 루지가 잘 알려지지도 않았다.
오브라토프는 "나는 코치도, 썰매를 손봐줄 사람도 없이 여기 왔다"고 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재정적으로 지원해 줄 사람도 아무도 없었기에 그는 비시즌 때는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면서 돈을 벌 거나 부모님께 손을 내밀어야 했다.
그래도 그는 "나는 크로아티아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면서 "정말 잘 해내고 싶다"고 뿌듯해했다.
그러면서 이제 메달도 기대했다.
오브라토프는 "몇 명이 실수한다면 아마 나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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