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현역 지도부가 춘제(春節·중국의 설) 즈음에 퇴직한 원로 지도자들에게 문안 인사를 드리는 관행이 올해에도 이뤄진다.
그런데 문안 대상에 퇴직한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빠졌다. 왕 서기가 현역으로서 올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국가부주석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화통신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비롯한 당정 지도부들이 각각 춘제 전 퇴직 원로들인 '라오퉁즈'(老同志)들을 직접 찾아가거나 대리인을 시켜 안부를 묻고 새해 축하를 할 예정이라고 14일 보도했다.
이는 중국의 전·현직 지도자들이 잘 단합되고 있고 당의 정체성과 정책 일관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중국 지도부의 오랜 관행이다.
그러면서 통신은 문안 대상 9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두 전 주석을 비롯해 리펑(李鵬), 주룽지(朱鎔基), 원자바오(溫家寶) 등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16명이 올라갔다. 정치국원 등을 거친 79명의 퇴직자들도 문안 대상에 올려졌다.
지난해 춘제 문안 대상과 비교하면 첸치천(錢其琛) 전 부총리 등 사망자 4명이 빠지고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에서 물러난 인사 4명이 추가되면서 전체 인원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과 멍젠주(孟建柱) 전 정법위원회 서기, 궈진룽(郭金龍) 전 베이징시 서기, 자오훙주(趙洪祝) 전 중앙서기처 서기가 문안 대상에 올라갔다.
하지만 지난해 19차 당대회에서 정작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직에서 물러난 왕치산은 이 문안 대상에 들지 않은 것이다.
이미 왕치산은 지난 1월 후난(湖南)성에서 전인대 대표로 당선돼 사실상 정치권에 복귀한 상태다. 왕치산은 이로써 오는 3월 양회에서 시 주석의 외교업무를 보조할 국가부주석에 임명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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