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오열했던 이진규 "0-8로 질 경기가 아니라 분했어요"

입력 2018-02-16 14:43  

[올림픽] 오열했던 이진규 "0-8로 질 경기가 아니라 분했어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1라인 센터…팀 내 최다 유효 슈팅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이진규(18·그레이스 리)는 지난 12일 평창동계올림픽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스웨덴에 진 뒤 엉엉 울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스위스전에 이어 또다시 0-8로 패한 날이었다.
이진규의 울음은 이틀 뒤에도 반복됐다. 단일팀이 일본에 1-4로 패하자 이진규는 또 한 번 오열했다.
16일 관동하키센터 연습링크에서 단일팀의 훈련이 끝난 뒤 만난 이진규는 분하고 또 분했다고 했다.
그는 "불과 며칠 전에 1-3으로 패했던 스웨덴에 0-8로 졌다는 걸 받아들기가 힘들었다"며 "우리는 스위스전보다 훨씬 잘 싸웠다. 내용상으로는 스웨덴에 0-8로 질 경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였다"며 "0-8로 질 경기가 아닌데, 점수판은 0-8이었다. 분한 마음을 참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경기에서 이기면 한없이 들뜨고, 지면 분해서 우는 이진규는 이제 겨우 열여덟 살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단일팀에서 1라인 센터의 중책을 맡았다. 이진규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총 9개의 유효 슈팅을 때렸다. 단일팀 35명 선수 중 최다다.
어떻게든 공격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이진규는 온 힘을 짜냈지만, 대패를 막아내지 못했다.
올림픽 첫 골의 영광은 랜디 희수 그리핀에게 돌아갔다.
이진규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일본전에서 그리핀이 골을 넣었을 때 모두가 완전히 기운이 살아났다. 나 또한 그랬다"고 했다.
이진규는 "이런 뜨거운 응원 열기 속에서 골을 넣는다면 정말 믿기지 않겠지만 내 목표는 그게 아니다. 내 목표는 팀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일팀에서 이진규의 고군분투는 분명 돋보이지만 개인플레이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진규가 3경기에서 유효 슈팅 9개를 때리는 사이, 같은 1라인 메이트이자 단일팀 최고의 에이스인 박종아는 1개에 그쳤다.
이진규는 "박종아와 호흡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박종아가 스피드 있게 상대 진영을 파고들어 줬기 때문에 내가 샷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박종아가 패스를 해주지 않았다면 그렇게 많은 슈팅을 때릴 수 없었을 것"이라며 "박종아의 유효 슈팅이 적다고 해서 빙판 위에서 아무것도 못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미국 콜라로도 주 볼더에서 태어난 이진규는 미네소타에 있는 유명 아이스하키 프렙 스쿨인 섀턱 세인트 메리 스쿨에 다녔다.
대표팀은 미네소타 전지훈련 도중 이 학교와 연습 경기를 치렀고, 누가 봐도 한국인이 분명해 보이는 외모의 이진규는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의 눈에 쏙 들어왔다.
부모님이 모두 한국인이라 선천적인 이중 국적자였고, 그래서 지난해 7월 대표팀에 합류하는데 아무런 장애물이 없었다.
예일대 진학이 예정된 이진규는 그 나이 또래의 걸맞게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진규는 자신의 우상으로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금메달을 따낸 '천재 스노보드 소녀' 재미교포 클로이 김을 꼽았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그는 좋아하는 아이스하키 선수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토론토 메이플리프스의 오스틴 매튜스였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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