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범프스탁' 금지 지시…"학교 안전이 최우선"(종합)

입력 2018-02-21 10:56  

트럼프, '범프스탁' 금지 지시…"학교 안전이 최우선"(종합)
"조만간 완료 기대, 아이 지키기 위해 더많은 일 해야"…총기규제 첫 언급
학생·관계당국·주지사 잇따라 만나 논의…반자동소총 연령상향도 검토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반자동 총기를 자동화기처럼 발사되도록 하는 장치를 금지하라고 법무부에 지시했다고 CBS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용기 있는' 공공안전 관련 공무원 12명에게 메달을 수여하던 자리에서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에게 이 같은 내용의 규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총기 관련 장비에 대한 규제 의사를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4일 플로리다 파크랜드 소재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17명을 숨지게 한 총기 난사로 규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나온 조치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 법무장관에게 합법적인 무기를 기관총으로 바꿔주는 모든 장치를 금지하는 규제를 마련토록한 행정각서에 이미 서명했다"고 말했다. 이 행정각서는 몇 달 전에 서명한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런 중요한 규제가 곧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 모든 노력의 핵심은 우리가 단지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느껴질 뿐인 조치를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실제로 차이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상투적이고 지긋지긋한 토론을 벗어나 증거에 기반한 해법과 실제로 작동하는 보안 조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금지를 명령한 대표적인 장치는 지난해 10월 미 역사상 가장 많은 58명의 사망자를 낳은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의 범인 스티븐 패덕이 사용한 '범프 스탁'(bump-stock)이다.
범프 스탁이란 반자동 소총을 더 빠르게 발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착 장치다. 미 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ATF)은 "반자동소총이 완전 자동화기의 주기적인 발사 속도를 거의 흉내 낼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라고 규정했다.
원리는 이렇다. 반자동 소총의 일반 개머리판(stock) 대신에 범프 스탁을 달면 사격할 때 반동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해 소총이 앞뒤로 미끄러지듯 빠르게 움직이게 된다. 범프 스탁이 총을 쏘는 사람의 어깨와 방아쇠에 놓인 손가락 사이에서 앞뒤로 부딪히면서 빠른 속도로 연속해서 사격할 수 있게 해준다는 뜻이다.
즉, 총을 쏘는 사람이 손가락을 제자리에 가만히 고정하기만 하면 총열에 가해지는 전방 압력과 손잡이에 가해지는 후방압력으로 사실상 자동 연사가 가능해진다.
실제로 반자동 소총에 범프 스탁을 결합하면 방아쇠를 누르고만 있어도 1분당 400~800발을 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에서 1986년 5월 이후에 제조된 완전 자동화기를 소유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범프 스탁은 '완전 자동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연방 법률상 합법적인 거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을 계기로 매사추세츠 주가 지난 1일부터 범프 스탁의 소유를 완전히 금지했으며 뉴저지, 컬럼비아 등 주요 도시도 여기에 동참했다. 캘리포니아 주는 그 전부터 판매를 금지해왔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특히 대표적인 총기 옹호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마저 라스베이거스 사건 직후 범프 스탁에 대한 규제를 지지하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여기에 플로리다 고교 총기 난사 사건까지 터지면서 '총기 단체를 옹호한다'는 비판 여론의 압박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범프 스탁 규제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양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총격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그 원인을 느슨한 총기규제보다는 총격범의 '정신 건강'과 같은 개인 문제로 몰았던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플로리다 총격 사건을 "사악한 학살극"이라고 비난하면서 "학교 안전은 우리 행정부의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 정면돌파에 나섰다.
이어 "우리 학교를 지키고, 학생들을 보호하고, 공동체를 수호할 구체적인 조치를 발전시키기 위해" 금주 중 학생, 지역사회 지도자, 법집행기관 관계자 등과 만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향후 1~2주 동안 50개 주 주지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총기 문제를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범프 스탁 판매 금지 외에도 다른 총기규제 조치도 검토할 전망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반자동소총의 구매 가능 연령을 상향하는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고 전했다.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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