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안전하게"…세월호 316일만에 직립할 부두 이동 성공

입력 2018-02-21 13:16   수정 2018-02-21 13:34

"천천히, 안전하게"…세월호 316일만에 직립할 부두 이동 성공
"접근 불가 구역 추가 수색 희망" …미수습자 수색 한 걸음 더




(목포=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단 한 명도 다치지 않기를 바라고, 희망 고문이 이번에도 반복되지 않기를 기도하며 세월호 이동 작업을 지켜봤습니다."
세월호 선체직립을 앞두고 부두 끝과 수직으로 누운 세월호를 수평 방향으로 이동하는 작업이 21일 오전 진행됐다.
이날 목포신항 철제부두를 찾은 유가족 40여명은 먼발치서 강한 바람을 맞으며 묵묵히 작업 과정을 지켜봤다.
선체 이동 작업은 오전 8시 시작됐다.
세월호 하부를 받치고 있던 모듈 트랜스포터(MT)가 유압을 이용해 장비를 벌리자 MT와 세월호 선체 사이에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30여 분간 선체 들기 작업이 끝나자 세월호가 왼쪽으로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선수와 선미 훼손 부위에는 3개와 6개의 회색 철제 보강재가 설치됐고, 인양 당시 와이어 빔에 의해 거칠게 찢어진 갑판에도 노란 소형 철제 보강재가 덧대어져 있었다.
선체가 시간당 1∼1.2㎞ 속도로 조금씩 이동해 맨눈으로 움직임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한 시간여 만인 오전 9시 30분께부터는 45도가량 이동해 전의 위치와 달라졌음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됐다.
오전 10시께부터는 육안상 부두와 거의 수평을 이루기 시작했다.
유가족들은 부두에 부는 칼바람에 얼어붙은 손을 연신 입김을 불어 녹이면서도 현장을 떠나지 않고 세월호가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봤다.
희생된 아들의 명찰을 찬 일부 유가족은 모처럼 밝은 얼굴로 "또 희망 고문이 되는 건 아니겠죠. 이제는 진짜 되려나 봐요."는 말을 나직이 되뇌었다.

유가족들은 세월호가 바로 서면 그동안 접근이 불가능했던 최하층인 기관구역 조사가 이뤄져 미수습자 수색과 사고 원인 조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조위에 따르면 인양 당시 규정상 잠겨 있어야 할 세월호 기관구역 격실들 대부분 문이 열려 있었고 이곳에서 인골이 발견됐다.
오전 10시 30분께부터는 기존에 세월호가 놓였던 자리에 이동식 소형 펜스들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옷가지 등 선체에서 나온 유류품들을 따로 수거하기 위해 접근 금지 표시를 해놓은 것이다.
부두와 수평을 이룬 세월호는 부두와 60m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소폭 이동한 후 정오께 세월호 선체 이동 작업이 끝났다.

[박철홍 촬영]

작업이 마무리될 무렵 이상균 현대삼호중공업 부사장이 유가족들에게 현장을 안내하며 향후 작업에 관해 설명했다.
선체 뒤편으로 간 가족들은 "배를 세우다가 주저앉을까 봐 가장 걱정스럽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부사장은 "선체를 주저앉히는 것이 아니라 틀을 짜서 서서히 굴리는 방식으로 손상이 가지 않게 직립할 예정"이라며 "선체가 생각보다 약하지만, 보강작업을 충실히 해 현재 모습을 최대한 손상하지 않고 안전하게 세우겠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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