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10.62
(24.38
0.59%)
코스닥
934.64
(0.36
0.04%)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죽은 아이 붙들고 절규하는 시리아의 아빠들 "신의 복수가 있길"

입력 2018-02-22 16:57   수정 2018-02-22 22:07

죽은 아이 붙들고 절규하는 시리아의 아빠들 "신의 복수가 있길"
"매분 10차례 공습"…국제사회 무관심에 "심판의 날 온것 같다" 주민 절망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시리아 정부군이 연일 무차별 공격을 퍼붓는 반군 지역 동(東)구타 주민들이 지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인구 40만명의 동구타 주민들은 '생지옥'으로 변한 고향에서 소중한 가족·친척을 잃거나 식량·의료품 부족에 시달리며 자신도 언제 폭격을 당할지 모르는 불안감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리아군이 지난 18일부터 전투기와 헬기 등을 동원해 동구타를 맹폭하면서 현지 주민의 한 맺힌 절규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21일 미국 CNN과 영국 BBC,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군의 폭격과 포격 목표물은 일반 주택은 물론 가게와 병원, 학교, 시장, 모스크(이슬람사원), 장례식장 등을 가리지 않고 있다.
시리아 전투기와 헬기들은 끊임없이 동구타의 하늘을 가르며 굉음을 내뿜고 있다. 포격이 가해진 지역에선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동구타에서 일하는 한 의사는 현지의 참상을 두고 "대재앙"으로 표현했다고 BBC는 전했다.
이 의사는 "우리는 매분 10~20차례 공습을 받고 있다"며 "오늘 부상당한 이를 치료해주면 그 사람이 하루나 이틀 뒤 부상한 채로 다시 온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들은 우리를 포기했다. 그들은 우리가 죽도록 내버려두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참혹한 살육의 현장에서는 목숨을 건 필사의 구조작업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리아군의 대대적인 폭격이 사흘째 이어진 21일 동구타의 한 구역에선 구조대원들이 파괴된 건물 더미에서 어린이 4명을 구출했다. 이 어린이들의 아버지는 숨진 채 발견됐다. 아이 넷이 졸지에 고아가 된 것이다.
이웃 주민 모하메드 아부 아나스도 건물 잔해를 파헤치며 현장에서 구조를 도왔다. 그는 팔에서 피를 흘리는 어린이 한 명을 안고 좁은 골목길을 통해 구급 대원 쪽으로 급히 달려갔다.
잔햇더미에서 구출된 다른 한 소년의 얼굴에 난 상처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 소년의 자매는 얼굴과 스카프가 먼지로 뒤덮인 채 구조대원의 어깨에 걸쳐 실려 나왔다.
주민 아나스는 "여기 사람들 사이에선 공포와 분노가 가득하다"며 "이곳에 수백 명의 희생자와 부상자가 있다"고 외쳤다.



동구타의 한 남성은 시리아군의 공격으로 아들 오므란을 잃었다. 오므란의 시신은 목부터 발끝까지 흰색 천으로 싸인 채 병원 침대에 눕혀 있었다.
오므란의 아버지는 아들의 핏기 없는 얼굴을 어루만지며 흐느꼈다.
그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동구타를 장악한 시리아 반군,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외국 정상들 모두에게 분노를 쏟아냈다.
그는 "그들도 숨진 자식들을 발견하게 되길, 그들도 억압을 겪게 되길 바란다"며 "부디 신이 우리의 복수를 대신해주길!"이라며 저주를 퍼부었다.
가족과 함께 지하실에 숨어 지내던 아부 압델라흐만은 '악몽'에 가까운 장면을 직접 목격한 경우다.
그는 "지하에서 약 20n 아래의 장소에 피신해 있을 때 폭격이 있었다. 나는 얼굴이 없는 시신 한 구를 봤다"고 모바일 메신저 프로그램 왓츠앱으로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곳에 세상의 종말이 닥친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아이들을 들쳐안고 어디론가 도망가고 어떤 이들은 실수로 로켓 포탄이 날아드는 곳으로 뛰어가기도 한다"고 혼돈과 절망이 뒤얽힌 현지 상황을 전했다.
시리아군의 봉쇄에 따른 의료 지원 차단과 식량 부족으로 인한 주민들의 절규도 터져 나왔다.
시리아 주재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마리안느 가세르는 "동구타에서 부상한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고 CNN에 밝혔다.
그는 이어 "구타의 일부 지역에선 온 가족이 피신할 안전한 장소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른 전선 지역의 주민과 다마스쿠스 사람들은 자녀들이 박격포탄에 맞지는 않을까 항상 우려하고 있다"며 "이것은 미친 짓이다. 시민을 겨냥한 공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구타에서는 주민 약 40만명이 시리아군의 봉쇄로 오도 가도 못한 채 대다수가 집 지하실이나 은신처에 몸을 숨긴 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동구타에서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며 "동구타의 모든 것이 지하에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한 구호 대원은 주민 수천명이 지하실에 피신해 있다고 NYT에 말하기도 했다. 현지 활동가가 인터넷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동구타 지역 어린이들과 여성들이 지하실에서 한데 모여 대화를 나누거나 요리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빌랄 이사(25)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어제부터 거의 먹지 못했다"며 "상한 음식을 먹어야 했다. 가게에는 남겨진 물건이 없다"고 말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시리아군의 공습으로 동구타에서 지금까지 300여명이 숨지고 1천명 넘게 다친 것으로 추산했다. 잔해 속에 갇힌 사람이 많아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gogo21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