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혐의 네타냐후 이번에도 벗어날까

입력 2018-02-23 11:34  

비리혐의 네타냐후 이번에도 벗어날까
"언론에 대한 위험한 집착이 종말 부추겨"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과연 불사조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에도 법망을 벗어날 것인가. 이슬람권과의 투쟁에서 최강의 강경책을 구사해온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아랍의 공격이 아닌 내부 비리로 좌초할 위기를 맞고 있다.
각종 비리에 대한 경찰의 조사가 조여오면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주변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모두 부정부패와 관련된 혐의로 유력 사업가들로부터 고가의 뇌물성 선물을 받은 것과 또 자신에게 유리한 기사를 위해 국내 유력 언론인과 막후 거래를 주도한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경찰이 3가지 주요 범죄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수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의 비서실장과 선거본부장을 지낸 핵심 심복이 국가 측 증인으로 법정에 나오기로 동의함으로써 네타냐후 총리에게 상황이 아주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부패 수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언론매체와의 유착관계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비리혐의에 연루된 이스라엘 대형 통신업체 베제크의 경우 산하 계열 온라인 뉴스웹사이트 '왈라'가 네타냐후 총리에 유리한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총리가 베제크 사업을 도왔는지가 초점이 되고 있다.
또 이스라엘 유력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 아르논 모제스와 막후 거래를 통해 역시 자신에 유리한 기사를 게재하는 대가로 경쟁지의 발행 부수를 줄이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언론과의 유착이 핵심 비리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유독 언론에 집착한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미 시사지 애틀랜틱은 결국 네타냐후 총리의 언론에 대한 위험한 집착이 자신의 종말을 재촉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예디오트 아흐로노트와의 막후 거래는 네타냐후 총리가 한때 발행인을 악마로 비난했던 만큼 '적과의 동침'을 연상케 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총리로서 재임 기간 팔레스타인 지도자였던 야세르 아라파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그리고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등 주요 정적들을 상대했지만, 그의 진짜 최대 정적은 아흐로노트 발행인 모제스였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앙숙 관계였다.
1939년 창간된 유력일간지 아흐로노트는 특히 1990년대 들어 줄곧 반(反)네타냐후 기조를 보여왔으며 이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는 사적 장소에서 모제스를 악마라고 비난할 정도였다.
지난해 네타냐후 총리가 모제스 발행인과 막후 공모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되자 많은 이스라엘인이 크게 놀란 것도 양자 간의 평소 앙숙 관계가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모제스 발행인 역시 산하 언론의 영향력을 앞세워 그동안 많은 이스라엘 정·재계 인사를 상대로 '기사 장사'를 해온 것으로 비판받고 있다.
유리한 기사를 써줘야 할 주요 인사 리스트를 만들어 활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경찰은 지난주 두 사람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짓고 검찰에 네타냐후 총리와 모제스 발행인 모두를 뇌물죄로 기소할 것을 건의했다.
최측근들까지 불리한 증언에 동의하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제 벼랑 끝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본인도 직접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그동안 그를 두둔해왔던 집권당 내 일부 동료 의원들도 조용해졌다. 불리한 여론에 연정 제휴 정당들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시사지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제 관건은 검찰총장이 그를 기소하느냐에 달려있다. 정치권도 검찰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결코 중도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버티고 있으나 수많은 비리 의혹에 쌓인 정치인에게 나라를 맡기는 게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정치권에 확산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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