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이란 유조선 '상치호' 침몰로 기름이 대량 유출된 중국 동부 해상에서 400여척의 어선들이 어업활동을 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3일 보도했다.
방송은 유조선 침몰 사고 이후 사고 해역에서 어선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위성사진과 자료를 입수했다면서 이같이 전하고 어선들 대다수는 중국 국적이라고 설명했다.
13만6천t의 콘덴세이트유를 싣고 이란에서 한국으로 향하던 상치호는 지난달 6일 중국 동부 해상에서 홍콩 화물선과 충돌해 화재가 발생한 직후 같은 달 14일 폭발과 함께 침몰했다.
상치호가 침몰한 해역은 오징어 산란 지역이자 참조기와 꽃게의 겨울 서식지이며 혹등고래와 회색 고래 등 수많은 해양 포유동물의 이동 경로이기도 한 중국의 주요 어장이다.
전문가들은 콘덴세이트유 같은 석유제품이 그렇게 대규모로 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하고 사고 해역 일대 해산물과 어류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중국 국가해양국은 침몰 사고 해역에서 중국 어선들이 벌인 어업활동에 대한 논평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어업활동을 추적하는 비영리기구 '오션마인드'의 전문가인 브래드 소울은 "분석 결과, 이들 어선은 사고 직후에도 사고 해역 60해리 이내에서 계속 어업활동을 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오션마인드는 유조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6일부터 25일 사이에 모두 400여척의 어선들이 사고 해역에서 작업을 했으며 60해리 이내 지역에도 13척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1월 26일부터 2월 14일까지는 146척의 어선들이 사고 해역에서 어업활동을 벌였으며 침몰 지점으로부터 60해리 이내 해역에서도 2척의 어선이 발견됐다고 오션마인드가 전했다.
기름 유출 관리 전문 해양과학자인 리처드 스타이너 교수는 "상치호 기름 유출로 오염된 해역에서 어업활동을 지속했으며 중국 정부는 최근까지도 어업을 막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스타이너 교수는 "기름 유출 직후 오염된 수산물이 시장에 공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고 해역에서의 어업활동을 즉각 중단시켜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중국 정부에 보냈다"고 덧붙였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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