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내 미군-러시아 용병단 충돌에 푸틴측근 연루"

입력 2018-02-23 17:12  

"시리아내 미군-러시아 용병단 충돌에 푸틴측근 연루"
미 정보 "푸틴측근-러 장관 동맹군 공격 전 협의"
대리전 벗어나 직접충돌로 가는 '위험한 전개' 우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이달 초 시리아 동부에서 미군과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 동맹군에 대한 러시아 용병단의 공격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같은 정황은 시리아 내에서 미군과 러시아 군의 행보가 직접 충돌로 향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 속에 포착된 것이라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보기관 보고서를 인용,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친 소유의 용병단이 이달 초 시리아 주둔 미군과 SDF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기 전 러시아의 한 장관으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지난달 말 시리아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 통보한 사실을 보도했다.
'푸틴의 주방장'으로 불리는 프리고친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주 미국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무더기로 기소된 러시아 인사 중 한 명이다.


WP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은 "거의 확실하게" 프리고친이 시리아 정부군 진영에서 싸우는 러시아 용병들을 조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용병단은 러시아 민간군사회사 '바그네르' 소속으로, 러시아의 극단적 민족주의자들과 참전용사들로 구성됐는데 이들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에도 투입된 바 있다고 러시아 매체들은 전했다.
미군과 러시아 용병단 사이의 이번 군사충돌은 미군이 지난 2015년 IS 격퇴전을 수행하고자 시리아 동부에 주둔하기 시작한 이래 미군을 겨냥한 최대의 직접 공격이었다.
WP에 따르면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친정부군은 유프라테스 강을 기준으로 동쪽은 국제동맹군이, 서쪽은 시리아군이 통제하면서 거리를 지켜왔다.
최근 몇 년간 미군과 러시아군 관계자들은 거의 매일 전화상으로 양측 전투기나 군대가 마주치지 않도록 정보를 교환해왔다.
그러나 지난 7∼8일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 주(州)에 주둔 중이던 미군과 동맹군이 시리아 친정부군의 습격을 받았고 이에 미군 동맹군은 즉각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 아군 인명피해 없이 시리아 친정부군 사망자만 100여명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연루 사실을 부인했으나 이후 러시아와 미국 매체에서 사망자 대다수가 러시아 용병들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에 러시아 외무부는 20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 군인이나 정규 장비가 전혀 참여하지 은 군사충돌에서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옛 소련권 국가 모임) 국적자 여러 명이 숨졌다"고 밝혀 사실상 러시아 용병들이 미군에 대한 공습에 가담했음을 인정했다.


미 정보기관이 입수한 정보에는 프리고친이 미군에 대한 공습 계획에 직접 관여했을 뿐 아니라 시리아 대통령 업무 담당 장관인 만수르 파드랄라 아잠과 이에 관해 사전에 논의한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WP는 전했다.
정보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프리고친은 지난달 24일 시리아 정부 관계자와 나눈 대화에서 그가 익명의 한 러시아 장관으로부터 "신속하고 강력한" 작전을 수행하라는 허락을 받았으며 시리아 정부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프리고친은 이어 지난달 20일 아사드를 위한 "'기분 좋은 놀라운 소식'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2월 6일부터 9일 사이에 벌어질 것"이라고 알렸다.
미 정보기관은 같은 시기에 프리고친과 안톤 바이노 크렘린행정실장(대통령 비서실장) 등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 사이의 접촉 빈도도 높아졌음을 확인했다고 WP는 전했다.
이들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미 정보기관은 확인하지 못했으나 연락은 지난 5일까지 계속됐고 미군에 대한 공격 이후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프리고친은 2016년 시리아 정부와 이슬람국가(IS)로부터 탈환하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석유와 천연가스 수익의 25%를 받기로 합의한 러시아 업체 에브로 폴리스를 소유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현재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이 주둔 중인 유프라테스 강 동부 일대다.


WP는 바그네르가 시리아 정부와 계약을 맺고 이 지역 탈환을 위한 지상군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국방부와 백악관에서 러시아 정책을 담당한 마이클 카펜터는 미군을 겨냥한 이번 작전에서 바그네르를 동원한 점에서 시리아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러시아가 수행하는 군사작전에 용병단이 얼마나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며 동시에 그것이 러시아 정부에 얄팍한 발뺌 수단을 제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중요한 것은 "용병단이 러시아 정규군이 확전 우려 때문에 감히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러시아가 미군과 SDF 동맹군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 군사충돌을 계기로 그동안 시리아 내전에서 사실상 대리전을 펼쳐온 각국이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 BBC방송은 "시리아 내 여러 전장에서 국제사회의 개입이 확대되면서 대리전에서 전면전으로 비화할 우려가 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전개"라고 지적했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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