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분할합병 통해 순환출자 구조 해소·지배구조 개선 전망
신동주 한국지분 취약해 방해 어려워…우선매수청구권 가격에 근접한 주가는 부담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수감되면서 한일 롯데가 '원리더' 부재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롯데지주의 후속 분할합병안이 오는 27일 임시주총에서 무사히 통과될지 주목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인 롯데지주의 6개 계열사에 대한 분할합병안 주총은 롯데그룹 입장에선 지난 13일 신 회장 구속 이후 처음 맞는 '경영시험대'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이날 주총에서 롯데지주와 롯데상사, 롯데지알에스,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7개사간 분할합병 안건이 무사히 통과되면 지난해 10월 지주사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를 모두 해소하게 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는 등기일(2017년 10월 12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모두 해소해야 한다.
롯데그룹 입장에서 부담되는 부분은 신 회장 구속 후 큰 폭으로 하락한 롯데지주 주가다.
롯데지주 주가는 신 회장이 구속된 다음 날인 14일 전일 대비 6.0% 폭락했다.
23일 종가 기준으로는 6만3천700원으로 반등해 주식우선매수청구권 기준 가격인 6만3천635원을 근소하게 넘긴 상황이지만 오는 26일 장에서 시장의 평가를 기다려야 한다.
만약 주가가 주식우선매수청구권 기준가 아래로 형성된 채 27일 주총을 맞게 되면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와 소액주주 등 외부 지분(의결권 기준 총 45.7%)을 보유한 주주들이 반대표를 던질 확률이 있다.
반면 26일 주가가 주식우선매수청구권 기준가를 상회하면 이번 롯데지주 분할합병안이 경영 투명성 강화와 지주사 체제의 안정화, 투자역량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찬성할 가능성이 커진다.
23일 기준 21.75%에 해당하는 외국인 지분의 찬반 향배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통례상 외국 기관이나 개인 주주의 찬반 의향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나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 같은 세계적 의결권 자문기구의 리포트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아 해당 기관에서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ISS가 이번 롯데 지주사 추가 분할합병안이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고 사업 전문성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이미 찬성 의견을 표시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지주는 이번 추가 분할합병을 통해 모든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향후 사업회사들은 각각의 사업 영역에 더욱 집중하는 한편 지배구조와 투명성을 개선하고 사업전문성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 지분구조상 총수 일가와 관계사 등으로 구성된 롯데지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의결권 기준으로 총 54.3%에 달해 롯데 입장에서는 크게 불안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분할합병안이 주총 특별결의 사항이어서 의결권 있는 주주의 3분의 1 이상이 주총에 참석하고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긴 하지만 롯데가 이들 표심만 제대로 단속해도 분할합병안 통과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서는 신 회장 구속으로 한일 롯데가 단절되면서 4.6%의 지분을 보유한 일본 롯데 소속 회사들의 표심 향방을 가늠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롯데는 신 회장의 측근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롯데홀딩스 사장 등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일본 롯데 관계사들이 신 회장에 반기를 들 확률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신 회장이 일본 관례에 따라 일본롯데홀딩스와 치바롯데마린즈 대표이사직에서는 잇따라 사임했지만 해당 회사의 이사직은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미뤄볼 때 신 회장에 대한 일본 이사회의 신뢰와 지지는 여전하다는 것이 롯데 안팎의 분석이다.
신 회장 구속 이후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도 롯데지주 지분율이 0.2%에 불과한 등 한국 롯데의 지분은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주총에서 방해 목적의 활동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지난해 8월 롯데그룹 4개 계열사 주총 때는 소액주주들과 보조를 맞춰 반대 의견을 냈지만 대부분의 한국 지분을 처분한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의결권 기준 3.6% 지분을 보유한 신격호 총괄회장은 현재 한정후견인이 주주권 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여느 기관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개인 이익에 따라 의사 표시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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