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난민 증가세 여전…3개월간 7만명 추가 탈출(종합)

입력 2018-02-26 22:25  

로힝야 난민 증가세 여전…3개월간 7만명 추가 탈출(종합)
난민들 "미얀마 인권탄압 아직도 심각…견딜 수가 없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들 "수치 각성해야"…EU는 제재논의 착수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의 난민 송환 협약에도 불구하고,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탈출하는 로힝야족 난민의 행렬이 끊어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26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와의 접경 지대에 있는 난민 캠프에는 현재도 매일 적게는 수십 명에서 200명에 이르는 로힝야족 난민이 유입되고 있다.
캠프 관계자들은 이달 들어서만 2천500명의 난민이 국경을 넘었다고 전했다.
유엔은 미얀마와 방글라데시가 로힝야족 난민을 미얀마 라카인 주로 돌려보낸다는 협약을 체결한 작년 11월 23일 이후 거의 7만 명의 난민이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난민들은 라카인 주에서 여전히 심각한 인권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진술했다.
최근 난민 캠프에 합류한 로힝야족 중 한 명인 누르 모하마드는 불교도 민병대가 마을을 포위하고 집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미얀마-방글라 국경인 나프강을 건넌 에나예툴라도 "상황이 나아지길 기대하며 지금껏 남아 있었지만, 수 주 전부터 군경이 젊은이들을 잡아가기 시작했다"면서 "10명이 잡혀갔는데 돌아온 건 한 명뿐이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미얀마 정부가 작년 11월 이후 로힝야족 마을 55곳을 불도저로 밀어버렸다고 밝힌 바 있다.
HRW는 파괴된 마을 중 2곳은 대규모 유혈사태 와중에도 방화 등 피해가 없었던 멀쩡한 마을이었다고 주장했다.
불교도가 주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은 불법체류자로 취급돼 기본권이 박탈된 채 심각한 박해를 받아왔다.
미얀마 정부는 방글라데시에 있는 로힝야족 난민을 본국으로 송환하겠다면서도 로힝야족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라는 요구에는 귀를 닫고 있다.
그런 까닭에 난민 캠프의 로힝야족 지도자들은 미얀마로의 송환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송환 반대 움직임을 주도해 온 난민 중 한 명인 모하마드 엘리아스는 "돌려보내진다면 고문을 당하다 살해될 것이다. 차라리 무슬림식 장례식이라도 치를 수 있는 방글라데시에서 죽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화 상태에 이른 캠프 역시 난민들에게는 안전한 장소가 되지 못하고 있다.
로힝야족 난민 캠프에선 지난달 말까지 4천800여명의 디프테리아 환자가 발생해 35명이 숨지는 등 각종 전염병이 만연할 조짐을 보여왔다.
올해 4월부터는 태풍 시즌이 시작돼 난민 캠프에서 산사태와 홍수 피해가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런 까닭에 미얀마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예멘 출신 언론인인 타와쿨 카르만과 이란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 북아일랜드의 메어리드 매과이어 등 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 3명은 이날 방글라데시 현지의 로힝야 난민촌을 찾아 미얀마 당국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는 명백한 인종청소로 미얀마 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될 것"이라면서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역시 반인권 범죄로 제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르만은 "이는 아웅산 수치가 깨어나야 한다는 호소"라면서 "그렇지 못한다면 그는 이 범죄의 가해자 중 한 명이란 본색을 드러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6일 브뤼셀에서 회담을 하고 미얀마의 상황이 "극히 심각하다"면서 미얀마군 고위 인사들에 대한 제재와 무기금수 조치 연장방안 등을 논의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미얀마를 두둔해 온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가 불발되자 독자제재에 나설 움직임을 보여왔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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