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제 아들보다 더 훌륭한 인재로 양성하는 데 써 주세요."

아들을 국립대 교수로 길러낸 어머니가 자식보다 훌륭한 인재를 양성해 달라며 아들이 근무하는 대학에 발전기금을 냈다.
심경무 충남대 물리학과 교수의 모친인 조순현(83) 여사는 26일 오후 오덕성 충남대 총장을 찾아 "물리학과 장학기금으로 써 달라"며 1천만원을 기탁했다.
조 여사는 자식들 뒷바라지를 끝마치고 환갑이 넘어서야 한글학교에 다니며 한글을 깨쳤다.
책도 읽고 글도 쓰고, 붓글씨도 쓰는 등 뒤늦게나마 못다 배운 한을 풀어냈다.
'사람은 젊어서 배워야 한다'며 입버릇처럼 말해 온 조 여사는 최근 손녀 학비에 보태라며 아들인 심 교수에게 1천만원을 건넸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1천만원을 후학 양성에 쓰기로 한 심 교수는 어머니와 뜻을 모아 자신이 재직 중인 충남대 물리학과에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로 했다.
조 여사는 "배움은 때를 놓치면 평생 후회하며 살게 된다"며 "아들과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이 더욱 좋은 여건에서 공부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어머니는 자식 뒷바라지로 제대로 배우지 못하셨지만, 어머니의 평소 가르침이 저를 학자의 길로 이끌어주셨다"며 "제자들이 더 좋은 여건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어머니의 뜻을 잘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해 발전기금 기탁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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