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시진핑(習近平) - 오늘의 회장, 내일의 독재자?"
독일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가 26일(현지시간) 마티아스 폰하인 에디터의 칼럼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야욕을 힐난했다.
이 글에 따르면 시 주석은 2012년 권좌에 올랐을 때만 해도 과도기적 인물로 비쳤지만, 이제 64세 연령에 이른 그를 과소평가했다는 게 곧 자명해졌다.
칼럼은 지난 일요일(25일) 이래 그의 정치적 야망이 헌법의 규율을 뛰어넘자는 것이 분명해진 것이라면서 그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다음 달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 2연임 초과 금지 헌법규정을 고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폰하인은 이 대목에서 전인대를 두고 "사이비 의회로 널리 간주된다"고 적었다.
그러곤, 전인대가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이번 개헌 제안을 수용하리라 보는 건 거의 말할 필요가 없다면서 최고지도자의 어떠한 제안도 거부한 적이 없다는 전인대의 과거사를 전했다.

칼럼은 "중국의 개혁가" 덩샤오핑(鄧小平)이 전임 마오쩌둥(毛澤東) 치하의 권력남용을 막으려 도입한 최장 10년 집권 초과 제한 관행을 공산당이 공식적으로 깨고 있다고 썼다.
폰하인은 마오가 무제한 권력을 누리며 재앙적 결과를 가져왔다며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을 예로 들었다. 또 자금성(紫禁城) 입구에 내걸린 마오의 초대형 이미지도 거론했다.
또 마오쩌둥 통치의 유산은 너무 깊은 상처를 남겨 '공칠과삼'이라는 공식 평가가 있다고도 했다.
그래서 (이후에) 1인 권력집중과 최고지도자 숭배 현상의 재발을 막고 새로운 이상이자 정치적 실험으로서 권력 분산이 고무됐지만, 시진핑이 그 모든 걸 제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는 시 주석이 전례 없는 반(反) 부패 캠페인을 벌여 정적들을 없애고 자신에게 다시 권력집중을 하는 걸 제시했다.
폰하인은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시 주석에게 "만기친람 회장(Chairman of everything)"이라고 딱지를 붙인 이유도 그런 배경을 깔고 있다고 짚었다.
칼럼은 시 주석이 권력을 잡고서 반대파, 활동가, 시민사회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공산당 당장에 '시진핑 사상'을 삽입하는 등 과거 마오 정도만이 누렸던 영예를 누리고 있다면서 예정된 연임 제한 조항 폐지는 그에게 무제한의 권력을 허락할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수십 년래, 아니 어쩌면 앞으로 다가올 수십 년 동안 중국의 최강 지도자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칼럼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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