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삼일중학교와 삼일상고, 삼일공고는 3·1 독립운동과 무슨 상관이 있나요?"
수원 화성 성곽을 따라 나란히 자리한 이들 학교는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엄밀히 따지면 이들 학교는 3·1 운동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삼일'은 성부와 성자, 성령을 상징한다. 모두 기독교 학교로 삼일학원이 법인이다.
3개 학교의 모태는 삼일학당이다. 3·1 운동이 일어나기 한참 전인 1903년 초대 교장인 이하영 목사 등 당시 수원의 유지 7명이 설립했다.
삼일학당은 1910년대 일본의 국권침탈 이후 삼일소학교가 됐다.
이 학교는 일제 침략에 대항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영어와 산술 등 신학문을 중점적으로 가르쳤다. 일본 헌병대와 맞서 싸울 것에 대비해 체육 수업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목총을 쥐여주기도 했다.
3·1 운동 이후에는 학교 이름 때문에 수난도 겪었다.
1919년 3월 1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울려 퍼진 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일본군은 삼일소학교의 '삼일'이라는 이름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학교는 "'삼일'이라는 학교명은 3·1 운동과 관련이 없으며, 단순히 종교적 의미"라고 맞섰지만, 일본 헌병대의 탄압은 갈수록 심해졌다.
학생들의 교과서를 빼앗고 교사들을 따로 불러내 학교를 폐교하라고 협박했다. 교사들이 출근하지 못하도록 막기도 했다.
1940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상황에서 일제 압력으로부터 방패막이가 돼줬던 미국 선교사들이 고국으로 빠져나가자 삼일소학교는 그해 결국 팔달심산소학교로 교명을 바꿨다.
본래 이름은 해방 이후인 1946년에야 되찾았다.
김동수 삼일공고 교장은 1일 "매년 신입생 입학식 때 PPT를 준비해 일제강점기 전부터 시작된 학교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라며 "외세 침략이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꿋꿋하게 배움을 이어간 선배들의 이야기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학교에 대해 학생들이 자부심을 느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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