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찾는 청소년들에게…책 '울고 화내고 멍때려라'

입력 2018-03-04 12:00   수정 2018-03-04 14:18

꿈 찾는 청소년들에게…책 '울고 화내고 멍때려라'
설흔 작가, 꿈 찾아 방황한 옛 선비들 이야기 묶어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청소년들에게 빨리 꿈을 찾아 매진하라고 채찍질하는 어른들이 대다수인 현실에서 좀더 여유를 갖고 꿈을 고민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나왔다.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고전 산문에 빠져 봐' 등 우리 고전과 선조들의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온 설흔 작가가 이번에도 고전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에게 꿈에 관한 조언을 해주는 책 '울고 화내고 멍때려라'(나무를심는사람들)를 펴냈다.
제목이 드러내듯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라고 닦달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이 뭔지 도통 모르겠는' 청소년들에게 "울고 화내고 멍때려라"라고 충고한다. 입시를 위한 수험서나 하루종일 들여다보는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억눌린 감정을 실컷 쏟아내기도 하고 머리를 비운 채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오랫동안 깊이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 대부분의 어른들처럼 시류에 휩쓸려 살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남들과 비슷하게 흉내내는 데 급급한 이들에게 박지원의 '연암집' 한 구절을 들려준다.
"도대체 왜 비슷하기를 바라는 걸까? 아무리 비슷해도 그건 진짜가 아닌데. 흔히들 서로 똑같은 것들을 '꼭 닮았다'라고 하고, 구별하기 어려운 것들을 '진짜에 가깝다'라고 말한다. 그 말들의 '진짜' 의미를 아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비슷해도 결국 진짜가 아닌 가짜이고, 아무리 용을 써도 같지 않고 다르다는 평가가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타인의 취향을 버리고,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맞춰 살지 않고, 가짜가 아닌 '진짜 나'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우리 고전에 남아있는 옛 선비들의 글에서 그 답을 찾는다. 관직에 오르려 과거시험을 보는 날 갑자기 큰비가 내리자 맑아진 금강산을 봐야겠다며 훌쩍 떠나버린 선비 신광하, 과거시험 답안지에 쓴 자신의 글씨가 너무나 좋아서 차마 답안지를 내지 못하고 결국 서예가가 된 최흥효, 자신보다 재주가 훨씬 뛰어난 또래 이웃을 보고 울고 화내다 분발해 결국 그 친구를 앞지르게 된 심노숭 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정약용의 '여유당전서' 한 구절을 인용해 무엇보다 자신이 지닌 것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조언한다. 꿈을 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내가 이미 얻은 게 내 성에 차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나를 만족시켜 줄 다른 것을 찾게 된다. 그래서 내게 없는 것을 바라보며 '저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야말로 온 세상의 걱정거리다."
설흔 작가는 이 책과 함께 장편소설 '조선 특파원 잭 런던'(서해문집)도 출간했다. 러일전쟁을 취재하는 종군기자로 조선을 찾은 미국 소설가 잭 런던과 그의 조수이자 통역사가 된 조선 소년이 한 팀을 이뤄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실제로 잭 런던이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을 따라다니며 남긴 취재기 '조선사람 엿보기'를 바탕으로 했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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