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드 알하리리 레바논 총리가 3일(현지시각) 새벽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다정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은 알하리리 총리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직접 찍은 '셀카'로 보이며 그와 무함마드 왕세자, 칼리드 빈살만 주미 사우디 대사가 마치 친한 친구처럼 어깨동무하면서 편안한 옷을 입은 채 웃음을 띤 모습이 담겼다.
칼리드 대사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동복 친동생이다.
알하리리 총리는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왕세자, 칼리드 주미 대사와 함께 있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
알하리리 총리는 지난해 11월4일 사우디에서 "이란이 배후인 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가 암살하려고 한다"면서 총리직 사퇴를 발표하고 귀국한 뒤 처음으로 지난달 28일 사우디를 다시 방문했다.
당시 알하리리 총리의 전격적인 사퇴 선언을 두고 자의가 아니라 사우디가 사실상 그를 억류한 뒤 압박했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사우디의 정치적 후원을 받아온 그가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그를 끌어내리고, 헤즈볼라와 손잡은 알하리리 총리의 정치적 연합을 붕괴시켜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와 이란의 영향력을 약화하려 했다는 것이다.
알하리리 총리는 프랑스 등을 거쳐 사임 발표 17일만인 지난해 11월21일 레바논으로 돌아왔고, 12월5일 사임 발표를 공식 철회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사우디를 다시 방문한 알하리리 총리가 자신의 사퇴를 '기획'했다고 의심받는 무함마드 왕세자와 사적으로 친근한 모습을 부각해 항간의 의혹을 불식하려고 이 사진을 게시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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