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점화되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논란…이번엔 해소될까

입력 2018-03-04 06:13   수정 2018-03-04 10:33

재점화되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논란…이번엔 해소될까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금호타이어[073240]의 중국 매각 재추진이 공식화되면서 기술 유출, 고용 불안정 등 이미 한차례 불거졌던 쟁점들이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금호타이어 노조와 지역사회의 반발이 극심한 가운데, 이런 문제들에 대한 더블스타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먹튀' 방지를 위한 채권단 차원의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기술력 넘보는 中 타이어업계
4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후보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처음 등장한 작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우려가 나오는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국내 2위, 세계 14위인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넘어가면 기술력을 흡수·공유한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더블스타는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TBR)을 주로 생산하는 세계 34위 업체다.
승용차용 타이어(PCR) 분야에서도 수년간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며 노력해왔지만, 아직 경쟁력이나 규모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874개 독자기술과 50여건의 글로벌 특허권을 보유하고 PCR 분야에 강점이 있는 금호타이어의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시 중국 최대 타이어 생산업체이자 글로벌 10위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자국 자동차 관련 산업을 키우려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타이어[161390](7위)와 넥센타이어[002350](18위) 등 국내 업체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 국영기업인 켐차이나가 2015년 세계 5위 타이어업체인 피렐리를 인수해 관련 기술을 자국 기업들과 공유하면서 업계 전반의 기술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기술력을 더 끌어올릴 뿐 아니라 오랜 시간이 필요한 판매망 및 브랜드 인지도 확대 작업을 한 번에 완성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방위산업에 미칠 영향 주목
금호타이어가 우리 군 전투기와 훈련용 타이어를 생산하는 타이어업체 유일의 방위산업기업이라는 점도 해외매각을 경계하는 근거로 계속 언급된다.
주요 방산기업은 전쟁 등 유사시에도 물자를 적기에 공급할 능력을 갖춰야 하고 품질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든다.
이 때문에 금호타이어가 중국 기업이 되면 이익이 크지 않은 방산사업을 떼어낼 가능성이 있다.
다른 국내 업체를 주요 방산업체로 대체 지정해도 되지만, 생산 라인 확보 등을 고려할 때 당장 납품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핵심자산인 방산기술과 상표권을 외국 기업에 넘기는 것이 결국 국부 유출로 귀결된다는 비판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방산 부문을 분리 매각하는 방안도 제시되지만, 방산용과 일반용 타이어 제조 공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전체 매출에서 방산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0.2% 내외에 불과해 기술 유출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블스타는 외국인투자촉진법상 금호타이어의 방위산업 관련 정부 승인을 다시 신청해야 한다. 앞서 더블스타는 작년 8월 산업통상자원부에 매매 승인 신청서를 냈으나 정부 판단이 나오기 전에 가격이 맞지 않아 인수를 포기했다.

◇ '먹튀' 가능성 여전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금호타이어 인수 후 기술력을 키운 더블스타가 수년 뒤 인수 자금을 충분히 회수하고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국내 공장을 폐쇄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4년 쌍용차[003620] 인수 당시 국내 생산설비 투자와 고용 유지를 약속했지만, 인수 후 1년 반 만에 대규모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하고 4년간 거의 국내 투자를 하지 않은 중국 상하이차에 대한 트라우마가 여전한 상황이다.
이번에 더블스타는 투자조건으로 금호타이어의 고용을 3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작년 협상 때는 채권단이 5년간 구조조정 금지 및 고용보장을 요구했으나 더블스타가 2년을 주장하며 거부한 바 있다.
아울러 더블스타는 5년이 지나거나 채권단이 보유 지분을 완전히 다 팔 때까지 최대주주를 유지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5년 뒤에는 더블스타가 국내 공장 문을 닫고 떠날 수 있다는 뜻이다.
채권단은 국내에 완성차 공장이 있는 한 더블스타가 국내 타이어 공장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더블스타가 중국 공장만 키우고 노조가 강한 국내 공장은 추가 투자 없이 구조조정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중국 칭다오(靑島)와 시안(西安)에 공장이 있는 더블스타는 중국 정부의 공장 건립 제한 정책에 막혀 신규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중국에서 난징(南京)·톈진(天津)·창춘(長春) 공장을 운영하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았다.
반면 광주·곡성·평택 공장은 설비 고도화 등 추가 투자가 필요해 더블스타에 큰 효용가치가 없고, 결국 나중에 정리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사태에 이어 최근 GM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해외자본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것 같다"며 "향후 금호타이어 노사 교섭 및 채권단과 더블스타 간 협상에서 이런 우려를 얼마나 해소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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