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역행한 쿠데타 '쇼와 유신'의 원인은 정치 무능"

입력 2018-03-07 16:12  

"시대에 역행한 쿠데타 '쇼와 유신'의 원인은 정치 무능"
한상일 교수 '쇼와 유신'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일본은 올해 150주년이 되는 메이지(明治) 유신을 통해 서구화와 근대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바쿠후(幕府) 체제를 종식하고 왕정복고를 목표로 삼은 메이지 정부는 서구 제도와 자본주의를 도입했다.
50여 년이 흐른 뒤 일본은 강대국 대열에 들어섰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열린 파리강화회의에 전승국으로 참여했고, 국제연맹 상임이사국 지위도 얻었다. 정치는 안정화했고, 경제는 지속해서 성장했다.
하지만 히로히토(裕仁) 일왕이 즉위하면서 시작된 쇼와(昭和) 시대에 일본에서는 또다시 낡은 제도를 고치자는 유신이 일어났다. 일본의 고유한 정신을 강조하고 일왕의 친정을 주장한 이른바 '쇼와 유신'이다.
일본 제국주의와 국가주의를 연구해 온 한상일 국민대 명예교수는 신간 '쇼와 유신'에서 실패한 쿠데타로 끝났지만 일본 정치사에 큰 영향력을 미친 쇼와 유신을 분석한다.
쇼와 유신은 이전 시기인 다이쇼(大正) 시대에 대한 반동으로 일어났다. 다이쇼 시대는 외관상 풍요로웠지만, 많은 문제를 내재하고 있었다. 사상의 자유가 혼란을 부추겼고, 정치인은 권력만을 탐했으며, 재벌이 등장해 부를 독점했다.
유신론자들은 일왕을 둘러싼 간신 측근과 정치인, 관료, 정치와 결탁한 재벌을 위기의 근원으로 지목하면서 법과 제도를 혁파하는 국가 개조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1931년부터 정치인과 재벌 총수에 대한 암살과 테러를 시도하고, 일왕을 통치 기관이 아니라 절대권력의 주체로 인식하자는 운동을 펼쳤다.
쇼와 유신은 결국 1936년 2월 26일 도쿄에서 일어난 쿠데타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주동자가 사형을 당하면서 마무리된다. 하지만 유신론자들이 강조한 사상은 일본사회에 이식돼 군국주의와 국수주의가 더욱 강화됐다.
저자는 쇼와 유신이 일본을 민주와 평화라는 가치 대신 대외침략에 몰두하게 했다는 점에서 시대에 역행한 사건으로 평가한다. 쇼와 유신의 흐름을 정리한 그는 마지막에 파국을 부른 일련의 움직임이 발생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답한다.
저자는 격동의 시대에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정치 무능과 부패, 정치인의 무소신을 쇼와 유신이 시작된 이유로 꼽는다. 정치인들이 사익을 위해 의회주의를 포기하고 군부에 영합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쇼와 유신과 그 이후에 나타난 군국주의는 헌정 질서의 의사 결정 과정에 따라 등장했다"며 "실패한 쇼와 유신은 대동아공영권 구축을 통해 성공한 듯했지만, 이후 이어진 역사는 망국이었다"고 지적한다.
까치. 344쪽. 2만원.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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