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국민 51% "총선 재투표 예상…총리적임자 1순위는 디 마이오"

입력 2018-03-08 06:00  

伊 국민 51% "총선 재투표 예상…총리적임자 1순위는 디 마이오"
반체제 오성운동·극우 동맹, 집권경쟁 본격 막 올라
디 마이오·살비니, "우리 중심으로 정부 구성해야" 한목소리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4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 최대 정당으로 떠오른 오성운동, 최다 의석을 확보한 우파연합 가운데 최다 표를 얻은 극우성향의 동맹 사이의 집권 경쟁이 본격화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국민의 절반은 재투표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총리 적임자로는 오성운동의 디 마이오 대표가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에 비해 약 2배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7일 여론조사 기관 Ipsos가 민영방송 La7의 한 TV프로그램을 위해 실시한 여론조사를 인용, 이같이 밝혔다. 지역, 나이, 학력 등을 고루 감안해 총 7천371명을 접촉했고, 이 중 600명이 설문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절반이 넘는 51%는 정부 구성을 위한 각 정당 간의 연대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 빠른 시일 내로 총선을 다시 치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정적인 정부가 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사람은 30%에 그쳤고, 19%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선호하는 연정 형태로는 응답자의 3명 중 1명 꼴인 약 32%가 오성운동과 북부동맹의 제휴를 원한다고 답했다. 지난 5년 간 정부를 책임진 중도좌파 민주당과 오성운동의 연정을 원한다는 대답이 29%로 뒤를 이었다. 16%는 우파연합과 민주당이 손을 잡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차기 총리로 누구를 희망하느냐는 질문에는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를 꼽은 응답자가 40%에 달했다. 살비니 대표라는 대답은 이의 절반 가량인 21%에 그쳤다. 응답자의 23%는 정치인이 아닌 전문 관료가 총리를 맡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이번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오성운동이 총 투표의 32%를 얻으며 창당 9년 만에 최대 정당이 됐다. 동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 국가주의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 등 4개 정당이 손을 잡은 우파연합은 37%의 득표율로 최다 의석을 확보했다.
어느 진영도 자력으로 정부를 꾸리지 못하게 됨에 따라,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한 오성운동과 우파연합 간 치열한 물밑 싸움이 시작된 형국이다. 이번 총선에서 19%를 득표하는 데 그친 민주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어, 결국 민주당의 의지에 따라 정부 구성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오성운동과 민주당이 손을 잡고 연정을 구성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7일 "과정이 힘겹고, 험난하겠지만 오성운동-민주당 연정이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민주당 대표직에서 사퇴를 선언한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오성운동과의 연대를 결사 반대하고 있는데다, 민주당 대다수의 견해도 오성운동과 손을 잡는 것에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져 두 당이 연정까지 이르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내 렌치 반대파로 인식되는 안드레아 오를란도 법무장관은 "약 90%의 당원이 오성운동과의 연대에도, 우파연합과의 연대에도 반대하고 있다"며 당 내부의 기류를 전했다. 현재 민주당에서 오성운동과의 연대를 주장하는 세력은 미켈레 에밀리아노 풀리아 주지사 등 소수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는 7일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보낸 공개 서한에서 "1천만 명에 달하는 가난한 국민을 저버릴 수 없고, 우리 도시들의 안전 역시 간과될 수 없으며, 실업난과 청년 실업 문제도 걷잡을 수 없이 지속되어서는 안된다는 게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난 민심"이라며 "각 정당들은 이탈리아를 변화시키고, 정치적 교착 상태를 깨기 위해 오성운동의 집권 프로그램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디 마이오의 이런 발언은 사실상 민주당을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오성운동과의 연대를 끝내 거부하면, 결국 동맹과 손을 잡고 새로운 선거법을 마련, 재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게 디 마이오의 의중이라고 라 레푸블리카는 보도했다.
살비니 대표 역시 "우리 공약에 동의하는 어떤 세력과도 협상의 문이 열려있다"며 우파연합을 중심으로 연정을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살비니 대표는 그러나 전날 오성운동과의 연대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14%의 표를 얻는 데 그쳐 17.4%를 득표한 동맹에 우파연합 내 최대 정당 자리를 내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날 총선 전 합의를 존중, 우파연합에서 최다 득표를 이끈 살비니 대표를 우파연합을 대표하는 총리로 지지한다고 발표해 살비니 대표에 힘을 실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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