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폭설 대구 도심 마비…도시철도 운행중단·휴교 속출(종합)

입력 2018-03-08 16:05   수정 2018-03-08 18:22

7.5㎝ 폭설 대구 도심 마비…도시철도 운행중단·휴교 속출(종합)

"20분 출근길이 2시간 걸려"…대중교통 이용도 어려워 발 '동동'
개통 3년 하늘열차 두 차례 전면 중단…시민 불안·불편 호소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손대성 기자 = 8일 아침 대구에 내린 기습 폭설로 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 3년여만에 두차례나 전면 운행 중단하는 등 한동안 도심이 마비됐다.
등교 시간을 늦추거나 휴교령을 내린 학교도 잇따랐고 도로 곳곳에서 크고 작은 차 접촉사고가 속출했다.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대구 적설량은 오전 10시 7.5㎝에 이른 뒤 눈이 그쳤다.
이날 적설량은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3월에 내린 눈 양으로는 3번째로 많다.
새벽 약한 비가 내릴 것으로만 예상한 기상지청은 오전 7시 30분부터 대구에 대설주의보를 발령했다.
기상지청은 기온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이 떨어지며 비가 눈으로 바뀌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대구시는 오전 9시 기준으로 도로 11곳에 통행을 제한했다.
달성군 가창댐 입구 삼거리에서 헐티재까지 13㎞, 남구 앞산관리사무소에서 홈스파까지 1.3㎞, 달서구 삼일 병원에서 앞산순환로까지 900여m 등이다.
통제구간이 아닌 곳에서도 월동장구를 갖추지 못한 차들이 빙판길 위에서 서로 뒤엉켜 출근길 대란이 빚어졌다.
차들은 평지에서 미끄러지거나 오르막길을 오르지 못하고 비상등을 켠 채 도로 중간에 멈춰 섰다.
대구 중심 도로 역할을 하는 신천대로는 곳곳에서 막히는 바람에 지·정체가 빚어졌다.
중앙로, 동성로, 달구벌대로 등 모든 길에선 차가 거북이 운행을 했다.
시민 이모(47)씨는 "큰길이 막히니 골목길도 막혀서 한자리에서 1시간째 움직이지를 못해 출근이 늦었다"고 한다.
박모(56)씨는 "평소 20분이면 출근할 수 있었는데 2시간 가까이 걸렸다"며 "대구시가 폭설이 오는데도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시민이 승용차를 둔 채 대통 교통을 이용해 버스 정류장이나 도시철도역도 혼잡했다.
사람이 가득 타 더는 승객을 태울 수 없어서 정류장을 지나치는 버스도 잇따랐고 택시도 상당수 운행을 중단했다.
대중교통 이용을 포기하고 아예 등산화를 신거나 아이젠을 착용하고 출근길에 나서는 시민도 간혹 눈에 띄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출근길 승객 폭주 등에 대비해 도시철도 1ㆍ2ㆍ3호선에 임시열차를 4∼6대씩 편성해 운행했지만 몰려드는 승객으로 역부족이었다.




더구나 지상철로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하늘열차' 도시철도 3호선은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급기야 오전 11시 11분께 범물역에서 용지역 방향으로 가던 열차가 멈춰 승객 20여명 발이 묶였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40여분만에 운행을 재개했으나 낮 12시 55분께 지산역에서 범물역 쪽으로 달리던 전동차가 또 멈춰 3호선 전체 운행을 2시간 20여분간 중단했다.
도시철도공사는 "오르막 선로가 눈에 얼어 열차 운행 도중 장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으나 시민은 종일 불안과 불편을 참아야 했다.




휴교나 등교 시간 조정도 잇따랐다.
달성군 하빈초, 대실초, 가창초, 동곡초, 반송초는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 조처를 내렸다. 달성군 서동초, 동구 서촌초는 등교 시간을 늦췄다.
효성초 등 일부 사립학교도 자체 휴업하거나 등교 시간을 미뤘다. 등굣길에 함박눈이 내리자 시교육청에는 '등교가 늦어질 것 같다', '스쿨버스가 늦게 온다'는 등 학부모 문의전화가 잇따랐다.



하늘길도 차질을 빚었다.
오전 6시 20분 대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가려던 항공편을 시작으로 오전 9시 현재까지 6편이 결항했다. 또 7시 55분 홍콩으로 출발하려던 항공편 등 5편이 지연 운항했고 베트남 다낭과 중국 싼야에서 들어오는 국제선 2편은 회항했다.
이 밖에 시민 불편 사항도 많았다.
회사원 김모(56)씨는 "오전에 급히 거래처에 물품을 보낼 곳이 있는데 퀵서비스가 운영하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발을 굴렀다.
또 자영업자 최모(38·여)씨는 "직원 8명 점심을 도시락 업체에서 공급받아왔는데 오늘은 교통 대란으로 서비스하지 않는다는 연락이 와서 직접 도시락을 싸야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갑작스러운 폭설에 사고도 속출했다.
오전 9시 20분께 방천시장 안 2곳에서 햇빛을 가리기 위해 공중에 쳐놓은 그늘막이 눈 무게를 눈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무너졌다. 또 오전 9시 30분께는 수성구 월드컵경기장 삼거리에서 대형 트레일러가 눈길에 미끄러져 수성 IC 방향 3개 차로가 막혀 체증을 빚었다.
대구시는 강설에 대비해 오전 3시 50분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폭설이 내리기 시작한 오전 5시 30분∼6시부터 팔공산 순환도로, 신천대로, 달구벌대로 등 시내 주요 중심 도로 343.3㎞에서 제설에 나섰다.
공무원, 자율방재단원 등 인력 3천669명과 살포기 등 제설장비 230대를 투입했으나 시민은 뒤늦은 눈 치우기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모(38)씨는 "대구가 눈이 귀한 곳은 맞지만, 시에서 좀 더 적극 대처했으면 시민 불편을 좀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경북에도 오후 3시까지 봉화 석포 24.7㎝, 군위 11.4㎝, 김천 11.0㎝를 기록하는 등 많은 눈이 내렸다. 이에 따라 경찰은 청도 운문령 정상 부근 200m 구간, 칠곡군 학산리 팔재 1㎞ 등 9곳에 한때 통행을 금지했다.duc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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