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5당 대표 사과해야"에 바른미래 "洪 악의적 발언 물타기"
평화당·정의당, 홍준표 발언 강력 비판…사과 촉구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이슬기 기자 = 여야는 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전날 함께한 오찬 자리에서 나온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관련 발언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 사건과 관련해 '기획설' 발언을 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게 사과를 촉구했고, 한국당은 이에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미투 감별사' 역할을 했다며 맞받았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홍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 참석해 가짜뉴스로 2차 피해를 야기한 일은 묵과할 수 없다"며 "더욱 어처구니없는 일은 언론 보도 후 '농담'이라고 둘러댄 일이다. 홍 대표는 미투 기획설에 대해 피해자와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홍 대표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함께한 청와대 오찬 자리에서 뜬금없이 "안희정(성폭행 의혹)이 임종석 기획이라던데…"라고 '음모론'을 언급하면서 정치판이 무섭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제윤경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제1야당의 대표 입에서 미투 음모론이 나온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몰상식적인 발언"이라며 "홍 대표의 미투 음모론 발언은 인생을 걸고 용기 있게 발언하기로 마음먹었을 피해자의 심경을 고려하지 못한, 심각한 2차 피해를 유발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안 전 지사 등 여권 내 유력 인사들의 성 추문 폭로로 수세에 몰린 형국이지만, 미투 운동을 정치공세로 악용하려는 한국당의 시도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이다.
한국당은 이에 "'안희정 쇼크'가 나라를 흔들고 있는데 낯 뜨겁지도 않나"라며 민주당에 반격을 가했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청와대 오찬회동 전 환담에서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화제에 오르자 '대한민국 남성 중 그렇게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는 빼주겠다'고 민주당의 추 대표가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미투 감별사' 역할까지 했던 추 대표가 한국당의 논평을 본다면 얼굴이 붉어질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 정도까지 '유체이탈 정당'인 줄 몰랐다. 자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같은 당 홍지만 대변인도 논평에서 "국민들은 화수분처럼 터져 나오는 좌파세력의 범죄 행각에 '더듬어민주당', '더듬어만진당', '더불어만졌당' 등과 같은 당명까지 붙여주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홍 대표의 발언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을 뺀 다른 야당들은 '미투 기획설' 발언을 한 홍 대표의 사과를 촉구하며 민주당과 보조를 맞췄다.
바른미래당은 한국당 나경원 의원의 발언을 반박하는 방식으로 홍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권성주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홍 대표가 임 실장에게 의혹을 제기하는 듯한 비꼬기 발언으로 대화를 시작해 어렵게 마련된 영수회담의 시간을 잠식했다"며 "미투 운동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자당 대표의 악의적 발언을 참석자 전원의 실수로 물타기 하려는 (나 의원의) 충정이 가상하다. 사과는 5당 대표가 아닌 자당 대표에게 구하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권과 국회가 마땅히 시작했어야 하는 일을 힘없는 피해자들의 목소리 덕분에 여기까지라도 왔다. 여기에 법적·제도적 뒷받침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농담 따먹기식 발언으로 관련된 사람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줬다"며 5당 대표 모두의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평화당 이용주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미투 운동에 대한 홍 대표의 최근 발언들은 홍 대표와 한국당의 시각이 얼마나 왜곡됐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젠더 감수성 측면에서 '0점'이다"며 "공당의 대표임에도 미투 운동의 본질을 훼손시키고 정치 쟁점화하려는 홍 대표는 지금이라도 당장 반성하고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피해자가 자기고백을 하고 용기 있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선 것에 대해서 (홍 대표가) 정치공작의 도구로 이 문제를 언급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2차 가해와 같은 그런 행위"라며 "사과하셔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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