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성폭력 없는 세상" 지구촌에 울려퍼진 여성들의 외침

입력 2018-03-09 10:04   수정 2018-03-09 10:39

"성차별·성폭력 없는 세상" 지구촌에 울려퍼진 여성들의 외침
세계 여성의 날, 각지서 임금차별·성폭력 근절 촉구 시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세계 여성의 날인 8일(현지시간) 양성평등을 요구하는 여성의 외침이 지구촌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이날 AP, AFP,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각국 여성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양성평등과 여성 존중, 성폭력 근절 등을 촉구했다.
스페인에서는 양대 노동단체 조합원들이 남녀 차별 철폐와 여성권익 향상을 내걸고 동맹파업을 했다.


이날 양대노조인 CCOO와 UGT가 "우리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한 2시간의 부분 파업에는 전국에서 노동자 530만 명이 참여했다.
미디어, 운송, 의료업 등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들과 뜻을 함께하는 남성들도 파업에 가세했고 일부 노조는 24시간 파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철도 근로자들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이날 300편가량의 열차 운행이 취소됐다.


독일 베를린 도심에서는 '인터내셔널 우먼 스페이스'와 독일 내 한국 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 등 30여 개 여성 단체가 참여한 '국제여성투쟁집회'가 열려 여성 수천명이 행진했다.
시위에는 쿠르드족, 시리아인, 스리랑카의 타밀족 등 다양한 국가 출신 여성들이 참여해 여성차별, 전쟁,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고 코리아협의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도 여성 수천명이 거리로 나와 낙태죄 처벌 강화 등 반(反) 여성 정책을 펴는 우파 정권에 항의하는 의미로 검은색 우산을 들고 "우리는 여성의 삶을 수호한다", "우먼파워"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아시아 곳곳에서도 세계에 불어닥친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열풍을 타고 각국 주요 도시에서 성폭력에 반대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파키스탄에서는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비롯해 카라치, 라호레 등 주요 도시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규탄하고 여권 신장을 요구했다.
파키스탄에서는 매년 1천명이 넘는 여성들이 '명예살인'이라는 이름으로 친인척에 살해당한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 도심에서는 분홍색과 보라색 셔츠 차림의 여성 수백명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아시아 최악의 여성 인권 침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하고 그의 성차별적 발언을 규탄했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학생, 교사, 성매매 종사자 등 여성 수백명이 도심을 행진하며 가정 폭력, 성폭력, 임금 차별 등에 항의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여성을 향한 폭력에 맞서 연대하자", "남자답게 가정 폭력을 거부하라", "나의 신체, 나의 선택"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한국에서는 여성 단체들이 주요 도시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미투' 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권익 신장을 지지하는 다양한 이벤트도 벌어졌다.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는 이날 자사 홈페이지와 SNS 계정에서 로고의 알파벳 첫 글자 'M'을 거꾸로 돌려 여성을 뜻하는 영단어' 우먼'의 첫 글자 'W'로 표시했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이날 하루 신문을 두 종류의 각기 다른 표지로 남녀용을 구분 발행해 가판대에서 파는 남성용 신문의 가격을 25%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자국 기업의 남녀 간 임금 차별에 항의했다.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 성폭력의 최초 폭로자 중 한 명인 이탈리아 출신 배우 겸 영화감독 아시아 아르젠토는 로마에서 열린 집회에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에서 한발 더 나아간 '위투'(We too) 운동을 제안하고 남성에 쏠린 권력 불균형에 저항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국 정상을 비롯한 명사들도 이날 여성의 날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양성평등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남녀 임금 차별을 방치하는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법을 지키지 않는 기업들을 '공개하고 망신주는'(name and shame)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며 "누구도 꼴찌가 되고 싶어 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런 조치가) 기업들을 바뀌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여성이 더 많은 권리를 갖게 하려고 앞서 많은 여성이 희생하고 끈질기게 싸워왔다"며 "지금까지 진전을 보였지만 여성이 평등한 권리를 가지기 위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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