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라그램·뮤지 "디즈니 애니서 영감…충돌없이 잘 통했죠"

입력 2018-03-11 11:37   수정 2018-03-11 12:04

킬라그램·뮤지 "디즈니 애니서 영감…충돌없이 잘 통했죠"
킬라그램 새앨범 '프린세스' 함께 작업…뮤지 새 앨범엔 킬라그램 피처링
"디테일 차원 달라" vs "흥미진진한 가사, 트렌드와 레트로 감성 모두 이해"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앨범 콘셉트는 온전히 킬라그램의 아이디어였어요."
큰 체구의 래퍼가 내놓은 앨범 제목이 아기자기한 '프린세스'(PRINCESS)라니.
최근 발매된 래퍼 킬라그램(본명 이준희·26)의 미니앨범 '프린세스'의 콘셉트가 흥미롭다는 말에 가수 겸 프로듀서 뮤지(본명 이용운·37)가 먼저 입을 열었다.
뮤지가 작업에 참여한 이 앨범은 어린 시절 디즈니 스토리 작가를 꿈꾼 킬라그램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한 곡들로 구성됐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부터 '백설공주', '라푼젤', '겨울왕국'까지 디즈니 대표작들을 모티프로 랩 가사를 쓴 창의력이 돋보인다.
킬라그램은 "내 꿈에 의해 만들어진 앨범이어서 애착이 간다"며 "나의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도 있어 내 과거와 미래가 한 번에 담긴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타이틀곡 '업 올 나이트'(Up All Night) 등 두 곡을 프로듀싱하고 피처링까지 한 뮤지는 12일 발매될 자신의 새 앨범 '뉴 웨이브 시티'(New wave city) 작업으로 빠듯했지만, 선뜻 킬라그램의 손을 잡아줬다.
킬라그램은 "뮤지 형의 새 앨범 수록곡에는 내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며 "형과 작업하며 너무 잘 통했고, 계속 작업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함께 인터뷰한 킬라그램과 뮤지의 일문일답.


-- 공통분모가 없는 둘의 조합이 의외인데.
▲ 지난해 말 고(故) 유재하 30주기 헌정 앨범에서 김조한 형과 킬라그램이 부른 '지난날'을 프로듀싱하면서 만났다. 이후 내 작업실에 놀러온 킬라그램에게 여러 트랙을 들려줬더니 작업을 제안했다. 이전 '쇼미더머니' 등의 방송에서 본 킬라그램은 올드스쿨 감성이 강한 느낌이었는데 이번 작업을 해보니 뉴스쿨도 잘하는 친구였다. 레트로 감성부터 트렌디한 스타일까지 이해하고 있어서 의견 충돌 없이 발전시킬 수 있었다.(뮤지)
▲ 곡 작업을 하는 형의 디테일은 차원이 달랐다. 왜 뮤지션들 사이에서 '뮤지, 뮤지' 하는지 알겠더라. 하하.(킬라그램)
--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모티프로 삼은 이유는.
▲ 내가 평소 창작과 관련한 생각이 많은 편인데, 디즈니 작품을 워낙 좋아해서 스토리 구상을 많이 한다. 그러다 보니 래퍼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디즈니의 공주들이 떠올랐고, 나의 삶과 비교해 가사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내가 디즈니 작품을 좋아한다는 점도 보여주고 싶었다. 미국에서 집이 디즈니랜드가 있는 애너하임 인근이었고, 어린 시절 '미키마우스'와 '니모를 찾아서' 등을 좋아해 DVD로 수십 번씩 봤다. 제가 긍정적인데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라는 디즈니의 교훈이 내 인생 모토가 될 정도였다.(킬라그램)
▲ 혹시라도 킬라그램이 디즈니와 연이 닿으면 난 묻어갈 수 있을 것 같다. 하하. 디즈니 하면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를 떠올리는데, 킬라그램은 귀여움을 배제하고 가사의 단어 선택까지 본인에게 맞게 디자인했다. 키워드만 부각하면서 메시지를 담아내는 영리함을 보여줬다. 내게 디즈니는 클래식한 느낌이다. 어른이 되어 보니 밝아 보였던 캐릭터 이면에 인간의 외로움 등 사회적으로 접근한 측면이 많아 새로웠다.(뮤지)


-- 디즈니 작품과 수록곡들의 가사는 어떤 개연성을 두고 접목했나.
▲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모티프로 한 타이틀곡 '업 올 나이트'는 '너를 한순간도 놓치기 싫어서 잠을 자지 않겠다'는 사랑 이야기로 풀어냈다. 잠들지 못하는 저주에 걸렸는데 그게 바로 사랑이란 내용이다. '백설공주'를 모티프로 한 '거울아'는 '거울아 거울 누가 제일 잘났어/ 누가 제일 잘나가'라고 질문했을 때 내 방의 거울이 날 비추니 '답은 정해져 있다'는 '스웨그'(허세)로 완성했다. '라푼젤'에서 영감을 얻은 '재미없어'는 라푼젤처럼 똑같은 일상이 아닌, 하루하루 다른 삶을 위해 노력하고 싶은 지금의 나를 반영했다.(킬라그램)
▲ 킬라그램의 가사는 흥미진진하다. 라임도 맞고 펀치 라인도 훌륭하다. 구절마다 귀에 쏙 꽂히도록 표현하고 싶은 게 확실하다. 타이틀곡에서 '도미노는 무너지고 나서야 멋있어'란 가사가 멋지더라. 또 가사를 쓸 때 놀라운 것은 꾸미려고 고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번은 1절 랩 가사를 써오고서 2절을 녹음실에서 즉석에서 쓰는데 30분도 안 돼 완성했다. 성의가 없지 않나 싶었는데 녹음을 해보니 '이게 지금 쓴 건가' 할 정도로 훌륭했다. 느낌을 받으면 길게 고민하지 않는 작업 스타일이 비슷했다.(뮤지)
-- 뮤지가 프로듀싱한 두 곡 중 '업 올 나이트'는 하우스이고, 또 다른 곡 '차가워'는 뉴잭스윙 장르던데.
▲ 킬라그램이 레트로와 트렌드를 동시에 이해하고 있어서 '이런 곡을 들고 나왔어?'란 느낌을 주고 싶었다. 힙합적인 요소를 많이 배제하고 다른 장르를 추천한 게 하우스다. 킬라그램이 하우스를 트렌디하게 표현해주길 원했다. 트랙을 들려주자 바로 '이 곡을 하겠다'고 하더라. '차가워'는 오리지널 레트로 장르인 뉴잭스윙으로, 요즘 브루노 마스 때문에 다시 부각됐다. 사실 내 솔로 앨범에 넣으려고 만든 곡인데 킬라그램이 잘 소화할 수 있겠느냔 우려와 달리 가사를 써온 걸 보고서 확신이 들었다.(뮤지)
-- 발라드의 강세로 힙합의 기세가 꺾인 점도 음악 스타일에 영향을 줬나.
▲ 그건 아니다. 지난해 가을 큰 인기를 끈 '좋니'가 시장의 트렌드를 바꿔놓은 것뿐, 힙합 등 어떤 장르가 죽었다고 말하긴 어렵다. 다시 '쇼미더머니' 등의 키워드가 생기면 호응을 얻는 장르는 계속 변화할 것이다.(뮤지)


-- 뮤지의 새 앨범도 소개해달라.
▲ 내가 하는 여러 일 중에 홍보나 마케팅 없이 아무 욕심 안 내고 발표하는 게 솔로 앨범이다. 다른 뮤지션은 모르겠지만 앨범을 만들면서 '이 앨범 잘 될까'라고 생각하면서 음악 하는 게 지루하다. 관심은 두되 기대는 안 하고 작업한 앨범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낸 석 장의 싱글에 킬라그램이 피처링한 '넥스트 도어'(Next door)와 스페이스카우보이가 피처링한 '떠나 보낼 수 없어'를 추가해 담았다.(뮤지)
-- 각자의 올해 목표는.
▲ 연말에는 단독 콘서트를 했으면 좋겠다. 그 정도로 내 곡이 쌓여야 하니 부지런히 음악 활동을 할 것이다.(킬라그램)
▲ 미스틱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이 마무리돼 다른 뮤지션과 레이블을 준비하고 있다. 여러 뮤지션이 함께 할 예정이어서 재미있는 작업을 많이 해볼 것 같다. 유세윤과 함께하는 UV는 팝송을 개사해 커버하는 시리즈를 개인 채널에서 공개 중인데, 최근 멜로망스의 정동환과 함께 샘 스미스의 '아임 낫 디 온리 원'(I'm not the only one)을 개사하고 편곡해 '난 진짜 괜찮은뎅'으로 선보였다. 샘 스미스 SNS로 '좋아요'를 눌러달라고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냈다. 하하.(뮤지)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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