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만명 죽은 시리아는 러시아 무기시험장…푸틴 다큐에서도 시인

입력 2018-03-12 09:13   수정 2018-03-12 10:12

34만명 죽은 시리아는 러시아 무기시험장…푸틴 다큐에서도 시인
국방장관 "무기 210종 시험"…보병체계ㆍ차세대 스텔스기도 가동
"전범혐의 시리아 정권에 떠넘기려 '멍텅구리 폭탄' 사용하기도"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7년 넘게 내전이 이어진 시리아가 러시아군의 무기 실전시험장 역할을 했다고 러시아가 사실상 시인하면서 국제사회에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에서 일어난 민간인 공습의 배후로 지목된 러시아는 이미 그 나라에서 차세대 전투기와 보병시스템을 시험 운용하고 재래식 비유도탄을 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11일 타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러시아군이 시리아 내전에서 210종의 각종 무기를 실전 시험했다고 밝혔다.


쇼이구 장관은 현지 언론인이자 정치분석가인 안드레이 콘드라쇼프가 제작해 공개한 새 다큐멘터리 영화 '푸틴'에서 러시아군이 시리아에서 풍부한 경험을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의 무기 개발과 수출을 지원하는 국영기업 '로스테흐' 사장 세르게이 체메조프는 이 다큐멘터리에서 "오늘날 많은 러시아 무기는 유럽연합(EU)이나 미국 무기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가 시리아를 각종 무기 실전시험장 무대로 이용하고 있으며 수출 등을 목적으로 그 성능을 공개적으로 과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해 온 러시아는 2015년 9월부터 시리아에 군사적 개입을 해 왔다.
러시아의 시리아 무기 시험장 활용은 이뿐만 아니다.
최근 러시아 국방부는 개발 후 시험 운용 단계에 있는 5세대 신형 전투기 수호이(Su)-57의 시리아 파견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Su-57은 러시아가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 2' 등 실전 배치된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대항마로 개발하고 있는 신형 차세대 전투기다.


2010년 첫 시험비행에 성공한 뒤 지금까지 12대의 시제기가 생산돼 10대가 시험에 투입됐다.
쇼이구 국방장관은 지난 1일 "Su-57 전투기 2대가 시리아에서 파견됐었다"며 "이틀 동안 있었고 이 기간에 시험 프로그램을 이행했다"고 공개했다.
러시아는 Su-57 전투기의 모든 시험 단계를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러한 러시아의 차세대 전투기 시험 운용은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간 최신예 다목적 전투기 Su-35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와중에 이뤄졌다.
러시아는 Su-35가 현존 최강의 전투기로 꼽히는 미국의 5세대 전투기 F-22 랩터보다 엔진이나 레이더 성능 등이 더욱 뛰어나다고 자평해 왔다.
여기에 러시아는 미래 최첨단 보병 전투시스템 '라트니크'(Ratnik)를 시리아에서 군사작전을 펼칠 때 테스트했다고 유리 보리소프 국방차관이 작년 5월 밝히기도 했다.
당시 작전에서는 러시아 군병력의 개인 무기와 보호·통신 장비, 탄약 등이 실전 테스트를 받았다.
러시아군은 시리아 내 전쟁범죄 책임을 시리아군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정밀하지 않은 재래식 비유도탄(unguided bomb), 일명 '멍텅구리 폭탄'을 썼다는 의혹에도 휩싸인 상태다.
유엔 시리아조사위원회는 지난 6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민간인 거주지역에서 러시아 항공기가 비유도탄으로 공격했다"며 "목격자 인터뷰 이외 사진, 비디오, 미사일 파편, 위성 이미지, 충격 분석 등 러시아가 개입한 증거는 셀 수 없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유엔 소식통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시리아군이 보유한 무기의 품질 수준에 가까운 비유도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이러한 폭탄 사용은 앞으로 민간인 희생에 대한 국제기구의 조사에서 책임소재를 밝히기 어렵게 만들려는 것이라는 가디언의 분석도 뒤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시리아 내 인명 피해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 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2011년 3월 중순부터 최소 34만3천511명의 사망 기록이 확인됐다.
민간인 사망자 10만2천618명이 이에 포함됐고, 그 가운데 어린이가 1만9천명, 여성이 1만2천명 정도로 집계됐다.
최근 시리아군의 공습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동구타 일대에선 지난달 18일 이래 지금까지 숨진 시리아인들은 1천140명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402명은 어린이와 여성들로 추정된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직후 꾸려진 유엔 시리아조사위원회는 그동안 줄곧 내전에 개입한 세력의 무차별적 공격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비판해왔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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