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참패 伊민주당, 당 재건 '첫걸음'…"야당으로 남을 것"

입력 2018-03-13 03:12  

총선참패 伊민주당, 당 재건 '첫걸음'…"야당으로 남을 것"
마르티나 부대표 "오성운동·동맹과 연대 없다" 재차 강조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4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 참패한 중도좌파 민주당이 당 재건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민주당 중진들은 12일 오후(현지시간) 총선 패배 이후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 해 총선 이후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은 상원과 하원 의원을 뽑은 이번 총선에서 약 19%의 역대 최저 득표율을 기록하며, 우파연합(득표율 약 37%), 오성운동(약 32%)에 멀찌감치 밀렸다.
민주당은 단일 정당으로는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에 이어 2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으나, 우파연합의 일원인 극우정당 동맹(약 18%)에게조차 턱밑까지 바짝 쫓기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2013년 말부터 민주당을 이끌던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민주당은 차기 전당 대회가 열릴 때까지 당분간 마우리치오 마르티나 부대표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당의 임시 관리자 역할을 맡게 된 마르티나 부대표는 이날 회동 후 민주당은 오성운동, 동맹 어느 쪽과도 연정을 구성하지 않고, 차기 정부에서 야당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르티나 부대표의 이런 견해는 렌치 전 총리의 입장과 동일한 것이다.
그는 "이번 총선의 두 승자로 떠오른 오성운동과 동맹이 이탈리아를 통치해야 하며, 민주당은 소수파로서 야당으로 머물 것"이라며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와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는 (정부 구성을 위한)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이날 중진 회합에 참석하지 않은 렌치 전 총리가 비록 당대표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향후 몇 주 동안 자신과 긴밀히 협력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렌치 전 총리는 총선 바로 다음 날 대표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으나, 자신의 사퇴는 새 정부 구성이 완료된 뒤부터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렌치 정부와 후임 파올로 젠틸로니 정부에서 농림부 장관을 지낸 마르티나 부대표는 이어 "성공은 결코 최종적인 것이 아니고, 패배는 결코 치명적이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지속해나가는 용기"라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말을 인용하며, 당의 재건에 함께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민주당의 거물급 인사인 그라치아노 델리오 교통부 장관도 "우리는 진지하고, 책임감 있는 야당으로 남아야 한다"고 말해, 오성운동, 우파연합 양측 모두와 손을 잡아선 안된다는 렌치 전 총리, 마르티나 부대표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이탈리아 국민이 오성운동, 우파연합의 선거 공약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유권자들이 그들에게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여전히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정당으로써,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렌치 전 총리는 이날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실린 인터뷰에서 "민주당 수장으로서의 내 시대는 끝났다. 민주당의 총선 패배는 우리가 (역사의)페이지를 넘겨야 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극단주의 세력인 오성운동, 동맹과 연대하는 상황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라며 "백신예방 접종 의무화 폐지, 적대적인 난민·유럽연합(EU) 정책, 세금 감면 등에서 유사한 입장을 갖고 있는 이들 두 민족주의 정당이 손잡고 정부 구성을 시도하는 것이 이들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본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온라인 소식지에서는 "당 대표에서 사퇴하는 것이 (정치를)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표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정계를 떠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민주당 구성원 절대 다수가 연대 불가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구성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구애는 이날도 이어졌다.
이번 총선에서 전진이탈리아(FI)가 14%를 득표하는 데 그치며 살비니 동맹 대표에게 우파연합의 주도권을 내주는 굴욕을 당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날 일간 라 스탐파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가 재투표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우파연합을 지지해줘야 한다며 민주당에 손을 내밀었다.
그는 민주당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면 오는 23일까지 각 정당들의 교섭을 통해 결정해야 하는 상원, 하원 의장 중 한 자리를 민주당 인사에게 양보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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